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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당사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할 만 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다른 부분에서 이 드라마를 비판할 거리는 꽤 많다. 2번남 일각의 헛소리는 집어치우도록 하자. 거기에 어그로가 끌려서/혹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부분이다.

요컨대 이 드라마는 한껏 진보적인 척 하고 싶지만 결국 내용물이 뒤틀린, 이 사회를 대체 뭘로 보기에 그렇게 쓸 수 있나 싶은 보수적 판타지라는 주장을 하려고 한다. (슬기로운의사생활 시리즈가 무균실 감성의 보수 기득권 판타지라는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1. 태산 대표변호사가 법무부장관 직행?

주인공 영우의 친모, 태수미는 대형로펌 태산의 (세습) 대표변호사로, 마지막회에서 법무부장관 청문회에 나선다. 여기서 잠깐. 대형로펌은 수많은 사건들에 관여하고, 의뢰인의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전관 변호사는 물론 퇴직관료 등을 고문으로 모셔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혐의를 짙게 받는다. 그러니까, 그런 법무법인 대표가 법무부장관이 되고자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해충돌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형사사건을 담당하는 검찰이 법무부 외청이다.) 이것은 한동훈씨가 법무부장관인 것만큼이나 디스토피아적인 섬뜩함이 느껴지는 설정이다. 솔직히 그 정도면 장관 아니어도 충분히 사회의 '흑막'인데... 이 부분에서 작가의 인식에 경악했다.

2. 계급이 지워진 자리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이 드라마는 옆으로는 조금 둘러보는 듯 해도 좀처럼 아래위를 보지 않는다. 뭐 그게 대형로펌이긴 한데. 그러면 착한 척은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평소 '위선도 선이고 그거라도 좀 해라'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이 드라마는 좀 양심이 없다, 불쾌하다 싶은 느낌.

3. 문제의 권민우

시청자 다수를 경악하게 만든 빌런...이 갑자기? 빌런도 아주 음습한 느낌의 2번남(이준석...아니 마삼즙 좋아하게 생긴) 서사를 가득 먹여놓고 방향을 이렇게 튼다고?
그러니까 사람이 바뀔 수도 물론 있긴 한데 충분히 설명하지도 않았고, 쌓은 캐릭터로 비춰 볼 때 잘 봐줘야 혐관이고 진짜 경멸의 대상이어야 맞을 것 같은데. 나는 이 드라마를 진보적인 척 하는 뒤틀린 보수 판타지라고 평했는데, 그 주장에 입각해 보면 권민우의 행동이 그리 큰 결격사유는 아닐지도(?, 약간의 냉소)
또,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 부장판사-대법관 딸인 데 비해 권민우는 가족사 걱정 서사까지 몰아 받았다. 이 시선도 꽤나 계급적인...

4. 탈정치 판타지, 법조인의 자기연민

마지막회에서 병석에 누운 정명석은 자신이 법기술자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으시단다. 웬일로 맞는 말을. 물론 좋은 상사 특징을 몰아 받은 캐릭터인데, 아픈 캐릭터한테 할 말인가 싶지만 좀 자기연민이.....
제주도 에피소드에서 정명석은 사찰 측에 행후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조력을 제안한다. '자문'일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대형로펌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로비 암시에 가깝다. 현행 대한민국 법체계에서 로비라니......
행정, 그리고 정치가 들어갈 자리에 물론 이 드라마가 법조인 다룬 드라마지만 주제넘게 끼어들고 있다는 혐의를 갖게 하는 것 같기도...
노동탄압사건(보험사) 사측 승소 건이 나온 에피소드는 또 어떤가. 1심 선고 뒤에 패소한 변호사(유리한 증거를 사용하지 않고 졌잘싸 시전-김진 변호사 모티프라는데 그분께도 좀......(?)) 찾아가 밥 얻어먹고 그 장면 반응으로 여성 연대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을 하면 어이가 있어요 없어요?..... (이건 일각의 반응 얘기임) 그 양쯔강 돌고래 당신이 한 방 찔렀다니까?

정치(넓은 의미든 좁은 의미든)가 있을 자리에 법만 있고, 나머지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주인공 주변 인물만 다루기도 호흡이 가쁜 드라마긴 한데, 이것저것 건드리면서 진보적인 척을 할 거면...이라는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을 것 같다. 후반 갈수록 극본의 힘이 떨어지고 개연성이 흐릿해지는 이유의 어느 정도는 언급한 비판점들, 다루는 시선이 갖는 보수성과 한계로부터 나오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의미있는 질문을 던졌다는 호평들도 있는데, 그 다음 이 사회에 대한 얘기로는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아무리 약자성이 교차한다지만 계급을 은폐하고 정치를 업신여기며 진보적인 척을 하는 게 대체 무슨 쓸모가 있냐는 얘기다. 긍정적 평가가 넘실대는 걸 보기가 좀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 적어 본다.

미드 '브루클린 나인-나인'이 후속 시즌을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이 경찰을 유쾌하게 묘사한다는 비판 속에서 현실의 NYPD에 차별, 강압 등 문제가 지속되었다는 맥락 속에서 나왔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법조인들은 어떤가. 양심있는 분들도 있겠으나 현재의 집권세력 중심에 있는, 민주적 통제를 대놓고 거스른 법기술자들을 보라. 나라가 어떤 꼴이 되고 있는가? 에피소드들이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현실적인 묘사, K적 묘사, 잘 팔리는 묘사인가 싶어 좀 씁쓸해지기도 한다. 의도된 현실적 묘사라고 하면 분명히 지나친 선해다.

이 드라마가 어처구니없는 트집을 잡히는 와중에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비판점들이 있다.

https://entertain.v.daum.net/v/20220818205700181

어이없는 흠집 잡기, 종영 '우영우'가 입증해낸 것들

[하성태 기자] 16일(현지시간)에도 6위를 유지했다. 지난 11일엔 3위, 14일엔 4위였다. 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넷플릭스 TV 쇼 프로그

entertain.v.daum.net


현실과 조응해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도 지나친 선해가 아닌가...싶어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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