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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를 한참 걸어다니다가, 점심시간을 조금 지나 부산 최고의 만두 중 하나라는 신발원 만두를 먹기 위해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영도대교 건너 남포동역에서 지하철 타기 전에 '테이블링'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 줄서기를 해 놓고, 부산역에 내려 골목길로 들어갔다. 

차이나타운 골목 입구. 골목 초입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 화교 학교 바로 맞은편이다. 

원래 가게가 있고, 흰색의 깔끔한 새 간판이 있는 별관이 함께 있다. (바로 붙어 있다) 웨이팅 확인 하고, 주변 의자에 좀 앉아서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바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블루리본도 이렇게 많고, 유명인사들의 사인 접시가 주방 앞에 이렇게 진열되어 있다. 

만두를 빚느라 분주한 주방. 아침을 좀 늦게 먹기도 해서 그냥 군만두만 주문했다. 6000원. 

소스는 이렇게 두 개가 나온다. 

드디어 만두가 나온다. 딱 봐도 소가 알차게 들었고, 바삭바삭해 보인다. 6개 한 접시로, 긴 나무 접시 위에 종이호일 같은 것을 깔아 준다. 

이런 바삭바삭한 것을 어떻게 가까이에서 찍지 않을 수가 있지?

딱 봐도 한 입 베어 물면 ASMR스러운 소리와 함께 부서지면서 촉촉한 육즙이 느껴질 것 같다. 

샤오롱바오처럼 육즙 맛이 메인은 아니지만, 촉촉하다. 그래도 입 안을 조심하면서, 부추가 넉넉히 든 만두소를 느껴 본다. 

줄 서서 먹을 만 한 곳 맞다. 다음에 방문하면 찐만두를 먹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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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두 번 이상 본 영화가 손에 꼽는다. 한 번은 어벤저스 마지막 편 아이맥스로 보려고 재관람한 것이었고... 딱히 시네필도 아니라서.

롯데시네마 김포공항 무대인사 끝나고 퇴근길. 사람이 엄청 많은 것까진 아니었는데 아무튼 경호원 분들도 꽤 친절했고, 질서유지도 잘 된 편.

이렇게 가까이서 본다고...! (ft. 콘서트에서 흔들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최신형 아이크)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대배우!
강동원, 이주영 배우도 실물 봤는데 사진 찍을 정신이 없었고...ㅋㅋㅋ

음, 콘서트보다 가까운 데 있었으니 만족! 강동원 배우 실물 비율 미쳤다...
나 같은 사람들이야 그냥 폰으로 찍는데 DSLR 들고 온 사람들도 많고...

비밀의 화원 즉석 라이브

이지은 배우와 이주영 배우의 즉석 라이브 한 소절. 바람 잡아주신(물론 어느 정도 약속된 플레이겠지만) 송강호 배우님께 무한 감사!


2회차 리뷰를 약간...하기 전에
영화 '브로커' 후기 :: 퍼스트 터치 (tistory.com)
1회차 관람 리뷰.

영화 '브로커' 후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는 처음이었다. 유명한 작품들, 주제의식이 비슷하다고 알려진 몇 작품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일단 브로커 보고 나서 차차 감상하는 것으로 하고... 개봉 당일

thinkerballer.tistory.com

https://youtu.be/WY64FJOto7I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영상. 첫 관람에서 안 보이던 포인트들이 좀 더 보인다. 1회차 관람 이후 보는 것을 추천.


2회차 가기 전에 인터넷 돌아다니면서 여러 영화평들을 보는데...
호불호가 꽤 갈리던 모양이다. 그럴 만도 하지...싶기도 하고 (아직 감독의 전작들을 안 봤다)
이번 관람에서는 송강호 배우를 좀 더 유심히 지켜봤다. 대사 사이사이에 얼굴과 몸짓으로 디테일 채우는 표현이 정말 대단했다고 느꼈다. 그가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이 작품이 그의 최고작이 아닐 수는 있어도 훌륭했던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상현이 딸과 만나는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수진을 지나쳐가는 장면에서 특히...


(이 작품을 대체로 옹호하는 스탠스에서 몇 마디 더 덧붙인다)
1회차 후기에서 고레에다 감독이 보여주는 낙관은 그가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라 가능할 것이라고 썼다. 여전히 그 생각엔 크게 변함이 없다. 등장인물들이 끌고 가는 서사에는 범죄가 끼어 있고, 선악 구분을 명료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었다기보단 입체적으로 그린 편이다. 그러나 감독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선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말과 관련된다).
작품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에 관해서는 조금 얘기할 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
http://ch.yes24.com/Article/View/50949

[손희정의 K열 19번] 그렇게 가족이 되어야 하나 - <브로커>  | YES24 채널예스

이것이 이지은, 강동원, 송강호, 배두나, 이주영이라는 화려한 라인업에 김선영, 송새벽, 이동휘, 김새벽, 백현진 등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영화 의 기본 설정이다. (2022.06.09)

ch.yes24.com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 글에 그렇게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아마 2-3년 전의 나라면 꽤나 강하게 동의를 표시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2022년 여름의 나는 읽으면서 고레에다의 편을 들고 있고, 이 글이 스탠스가 좀 꼬이고 있는 글이라고 느꼈다. 고레에다가 결국 말하는 것은 아주 러프하게나마 말하자면 사회의 몫인데. 윤석열을 비판한 것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말이다.
저 글에 동의하고 말고, 혹은 이 영화를 좋아하고 말고는 각자의 몫이다.
이 영화를 개봉하던 날 처음 보고 나서 계속 떠다니는 질문들이 있다. 2회차 보고 나서도 그렇다. 링크한 글에 나온 생각들이 안 떠오른 것은 물론 아니었는데, 내가 그것을 스스로 꺼내고 답하는 일을 유보한 것은 그 이야기 속에서 그려진 (보통의 관객들이 다소 작위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인물들에게는 제3자 입장에서 내가 아무 책임 없이 편하게 말하기는 아무래도 적당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이야기 속에, 혹은 우리 사회에 그런 사람이 있다' 이상의 생각을 일단 접어 두기로 했다.
나는 1회차 리뷰에서 배두나 배우의 수진 역과 그 대사들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면서 나는 '이 영화가 가진 인물들의 복합적인 스탠스에 대한 질문 같은 게 스멀스멀 기어나오는데 한 마디씩 치고 들어오면서 '너 뭐 돼?'를 외치고 있다고 해야 하려나.'라고 썼다.
일단 작품이 대중 앞에 놓였고 이런저런 해석이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관객들 각자의 머릿속, 마음속에서 질문을 떠오르게 만드는 것까지는 이 영화가 해낼 수 있지만 던진 질문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것은 할 수도 없고 굳이 그러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인물과 이야기에 대해 고집스러울 정도로 따뜻한 시선이 담긴, 군데군데 직설적인 대사와 장면들이 보이면서도 그 다음은 관객과 사회에게 생각거리로 남겨 두는 것 같았다. 이 생각을 하니 감독이 내린 선택들이(특히 그 낙관적인 시선으로 쓴 최대한 현실적인 것 같은 결말)도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하다고 느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jQjaB-HedA

개봉날 보고 나오면서 생각나던 가사.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이소라, 7집 Track 9)


고레에다상이 강하고 낙관적이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하면 뭐 하나, 한국 대통령은 윤모 씨고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알박기로 인해 로 대 웨이드가 막 뒤집혔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6월 24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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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김포공항에서 7시 반 비행기 에어부산 타고...

김해국제공항 내리니 9시 좀 안 되어서. 이날은 아침을 먹지 않고 집에서 일찌감치 나왔는데, 다 이유가 있다. 일단 경전철 타고 부산 시내로 들어간다.


남포동역에서 내려서 버스 타고 쭉 영도까지 들어가서 남항시장 골목에서 시작.

https://youtu.be/e-ZH2yH9oQU

에드워드권 셰프의 이 영상 보고 찾아갔는데, 검색해 보니 백종원의 3대천왕 나온 집으로 더 유명하더라는...

고기와 내장 같이 들어간 섞어국밥으로 주문했다. 8천원. 토렴이 기본값이다.

기본 상차림. 간단하다.

뽀얀 국물에 다대기 풀기 전 그냥 먼저 한 숟갈 맛 본 다음에 정구지무침과 새우젓 좀 더 넣고.

고기와 내장을 꽤 넉넉하게 담아 준다. 일단 여기서부터 만족스럽다.

토렴이 기본값인데, 개인적으로는 따로를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밥알이 불면 그 느낌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아무튼, 쫄깃한 내장과 고기가 넉넉하게 같이 들어간 국밥은 국물에서 육향이 느껴지면서도 생각보다는 깔끔하다. 그게 또 매력이다. 서울에서 흔히 먹는 순대국과는 또 다르고.


전날 먹은 국밥과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국밥을 맛보러, 둘째날 아침 메뉴도 국밥으로 미리 확정.

숙소가 해운대해수욕장 쪽이었는데, 걷긴 좀 애매한 거리였다. 해수욕장 산책 한 바퀴 하고 나서 택시 타고 이곳을 찾았다.
수육 한 접시가 포함된 수육백반(부산사람들은 주로 수백으로 줄여 부르는 것 같다), 13000원.

로봇이 이렇게 갖다 준다. 기본 반찬들이 나무쟁반에 역시 있고, 상추쌈과 약간의 무김치도 함께 나온다. 수육과 순대 접시가 국물 그릇 위에 덮어서 나온다. 서빙하기까지 거리가 짧긴 하지만 국물이 식지 않고 그릇이 살짝 데워지는 부가적인 효과가...ㅋㅋ 가격이 약간 있는만큼 수저, 반찬과 국그릇이 놋그릇이다.

내장부위인 것 같은데 아무튼 한 점 맛보기로 있는 것 같고 순대도 두 개 나온다.

그래도 국밥 먹으러 왔는데 국물만 떠먹기는 심심한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촉촉하게 먹으려고 일단 국물에다가..ㅋㅋㅋ

국물은 전날 먹은 국밥과 달리 맑은 국물이고 다대기가 아닌 양파와 마늘로 칼칼한 맛을 약간 더한 맛이다. 묵직한 느낌의 국물은 아니다. 둘 다 돼지국밥이긴 한데 그 안에서 완전히 스타일이 다르다. 사실 어떤 스타일을 딱히 선호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둘 다 맛있다...

아침부터 이렇게 먹어도 되는건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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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크에서 커피 마시고 책 읽다가 슬슬 자리를 옮겼다. 서울 가는 비행기 타기 전에 한 곳 더 가기 위해서였다. 

간판 발견. 2층에 있는 카페다. 1박2일 짐이라 백팩이어서 망정이지 트렁크였으면 좀 고생할 뻔 했다...

여기도 역시 블루리본. 

여느 로스터리가 그렇듯 홀빈과 컵, 드립백 등을 파는데, 아까 베르크에서 하나 사기도 했고 굳이 더 살 생각까진 없어서 여기서는 패스했다. 다음 기회에...

메뉴판 참 친절하다. 주 언어가 영어인 것은 여기서도 약간 삐딱한 시선을 갖게 되는데...ㅋㅋㅋ 아무튼 바리스타 코멘트가 상세하고 손글씨가 주는 매력이 있다. 아마도 로스터리 카페 찾는 사람들은 관심 꽤 많은 사람일 것 같은데, 그 눈높이라면 저런 세세한 정보들이 반갑다. 

앞서 방문했던 카페들에 비해 확실히 밝다. 자연광이 잘 들어오고, 테이블도 과하게 낮지 않아서 앉기 편하다. 그리고 (기계의 가격과 퀄리티는 안 그렇겠지만 아마...) 바리스타분들이 커피 준비하는 스탠드도 소박해 보인다. '힙한' 느낌의 디자인에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않은 것도 나름 매력인 것 같다.

에티오피아 리무 아가로 내추럴, 필터 커피. 라이트 로스팅의 에티오피아 내추럴. 컵노트에는 살구와 블루베리가 적혀 있는데, 밝은 톤이 기분 좋다. 에티오피아 내추럴에서 내가 기대하는 그런 밝음이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톤의 로스팅을 좋아하는 편이라 직접 볶을 때도 첫 번째 크랙 소리 듣고 나서 배출까지 그렇게 길게 안 끄는 편이기도 하다. 

주문은 직접 종이에 펜으로 써서 하면 되고, 원두 특징도 카운터 앞에 붙은 종이를 읽으면 된다. 주문한 커피의 원두 정보가 담긴 엽서 같은 것을 준다. 사진이 예쁘긴 한데, 있을 정보는 다 카운터 앞에 붙어 있어서 꼭 필요한가는 잘 모르겠다.

커피 잘 마시고 어느덧 비행기 타러 슬슬 움직일 시간이 되었다.

2022년 5월 20일 부산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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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날 저녁, 트레비 분수를 찾았다. 스페인 계단엔 이렇게 항상 사람이 많다. 

지금 와서 하는 얘긴데, 새삼 사람 참 많았다. 5년 전인데 정말 오래된 것 같고...

판테온 쪽으로 걸어 나왔다. 판테온 안으로는 들어가 보지 않았지만.


타짜 도로의 그라니따. 나의 여행 스타일상 날씨를 가리지 않고 일단 많이 걷고 보기 때문에, 여름날 오후에 체력 충전으로 이만한 게 없다. 크림이 듬뿍 올려진 아이스 커피인데, 요즘의 나는 설탕이나 크림 들어간 커피 메뉴들에 거의 눈길을 안 주는 편이긴 하다. 아무튼 맛있었고...집에 커피 좀 사 갔다는.


판테온 근처에서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로 하고, 구글 지도를 들여다보다 이 집을 찾았다. 

크림이 아니라 계란 노른자 베이스의 까르보나라. 

샐러드와 스테이크. 블랙올리브 듬뿍 올린 게 맛있었다. 올리브가 또 그렇게 호불호 갈리는 재료인데,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투명한 유리 접시에 담겨 나왔다. 

고기가 막 두껍진 않았는데 이 정도면 딱 좋아하는 굽기에 가깝다.


저기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쿠폴라가 보이는 이곳은 산탄젤로 성 앞 다리다. 

아쉬운 마음에 윤종신의 '좋니' 들으면서 한참 걸었던...군대 가기 직전이라 마음이 참 싱숭생숭했던 기억이 난다. 이젠 오래된... 

성 베드로 성당 뒷편까지 쭉 걸었다. 참 말랐었네 나... 뭐 지금도 이때보다 많이 불은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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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아침, 전날처럼 국밥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오후 비행기 타기 전까지 시간을 카페 투어로 보내기로 결정하고, 전포역으로 이동했다.


이 공간의 첫인상...일단 매우 특이하고 난해해 보였다. 이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문 앞이라도 턱이 좀 없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이 공간 자체가 그렇게 친절한 공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붉은색, 헬베티카 계열로 딱 통일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디자인이다. 

카운터 너머로 바리스타들이 이렇게 커피를 내린다. 일단 주문을 하고, 옆쪽 문으로 나가 다시 건물 2층으로 계단을 통해 올라간다. 이 카페에 감점 요소가 있다면 아마도 그게 제일 클 것...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물 한 잔을 준다. 트레이에 커피 두 잔을 받아서 밖으로 나가서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간다. 동선이 효율적이진 않다. 

테이스팅 세트(원두 고르고, 에스프레소 음료 3종-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중 2종 골라 마셔볼 수 있다). 안 마셔 본 나라 고르고 싶어서 에콰도르 Finca Chorora Anaerobic 선택했다. 라벤더, 자두향 난다는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기본 7000원에서 원두 선택에 따라 1000원 추가. 11시 이전에 도착해서 해피아워 10% 할인을 받았다. 고로 72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뭐 대략 예상이 가능할 것 같아서 에스프레소부터 한 모금 홀짝...하는데 세상에. 유럽에서 1유로짜리 에스프레소 먹듯 한 번에 톡 털어넣기는 아까워서 여러 모금으로 나눠서 맛을 느꼈다. 설명대로 라벤더와 자두 뉘앙스가 있으면서, 에스프레소답게 진한 단맛이 다양한 향과 함께 느껴진다. 스페셜티 하는 카페 가면 보통은 필터 주문하는데, 여기서는 에스프레소가 훌륭한 선택이었다. 

에스프레소의 강한 인상 때문에 나오면서 원두 100그램 추가로 샀다. 나 무산소 꽤 좋아하네?

살짝 휑한 느낌마저 있는 2층 공간이 퍽 난해하게 느껴진다. 파란 시트의 긴 의자, 그리고 어김없이 요즘 힙하다는 카페들이 많이들 그렇듯 조그맣고 낮은 테이블. 트레이 하나 책 한 권(판형이 크지 않다. 2022년 젊은작가상)올리니까 금세 가득 찬다. 


살짝 아쉬운 게 있다면... 바리스타가 주문 받아적는 용지나 메뉴에서 한글화가 같이 동등한 정도로 들어가면 더 나은 디자인일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깔끔한 거 좋긴 한데 뭐 그렇다는 얘기. 산돌고딕, 내지는 오픈소스인 Pretendard 있다구요...(KRW의 자체 디노미네이션은 뭐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아, 그리고 베이글 오타...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5.20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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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는 처음이었다. 유명한 작품들, 주제의식이 비슷하다고 알려진 몇 작품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일단 브로커 보고 나서 차차 감상하는 것으로 하고...
개봉 당일 저녁 먹고 나서 여유롭게 동네 영화관을 찾았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어두운 장면이 많다. 사건이나 감정의 어두움도 그렇고, 화면의 밝기 자체도 그렇다. 그 밝기의 변화를 참 잘 쓴다고 느꼈다. 보고 나서 계속 기억나는 장면인데, 서울 가는 기차 장면에서 터널을 통과하며 나오는 밝기 변화와 그 위에 얹힌 인물들의 대화가 참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딱히 시네필도 아니고, 영화를 보면서 감정 변화를 많이 느끼지도 않는 편이다. 일단 어른들의 대화에서는 크게 감정이 요동치지 않았는데 결국 나한테 결정타를 날린 것은 열 살 임승수 배우가 맡은 해진이 툭툭 던지는 말들이었고... 다른 리뷰들 보니 그게 고레에다 감독의 스타일이라고 하더라는.

해진 역 임승수 군의 귀여움은 여기서 더 감상해 보도록 하자.

배우 이지은의 첫 상업영화다. 그늘이 있는 캐릭터를 참 잘 한다고 드라마 할 때부터 생각했었는데(여전히 '나의 아저씨'는 다 보지 못했다), 이번 역시 그렇다. 딱히 유애나로서 하는 소리는 아닌데, 진짜 인생 한 3회차쯤 되나 싶은 놀라운 눈빛과 여러 감정들이 보였다. 강동원 배우와의 연기 합은 단순한 눈호강을 한참 뛰어넘고 있다.


편하게 킬링타임으로 보는 영화는 확실히 아닌 것 같은데, 배두나 배우가 맡은 형사 수진의 대사들이 영화 끝나고도 계속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속에서 계속 유물론적인/계급에 관한 퍽 먹물스러운 질문,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관련해서 이 영화가 가진 인물들의 복합적인 스탠스에 대한 질문 같은 게 스멀스멀 기어나오는데 한 마디씩 치고 들어오면서 '너 뭐 돼?!'를 외치고 있다고 해야 하려나.

'브로커'는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이야기의 무게에 잠시 망설여지게 만들곤 했다. 아무튼 영화가 그 모든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그러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정도로 이해하고, 여기에 대해서 생각을 좀 더 정리해 보려면 영화를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6.19 2회차 관람)
이런 생각이 크게 바뀌진 않았고, 그래서 어느 정도 열어 둔 엔딩이 납득 가능한 것 같다.
이번 관람에선 송강호 배우가 대사와 그 사이를 채워가는 것을 좀 더 유심히 봤다. 대단히 디테일이 섬세하다고 느껴졌다.  


이러한 운명의 캐릭터들로 가득한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애가 시선에서 뚝뚝 묻어나는 고레에다 감독도 대단히 강한 사람이다 싶었다. 진심이다. 전작들에 비해 아쉽다는 평도 꽤 있는 것 같은데(무슨 얘기 하는 지는 알 것 같다. 인물 간의 서사 쌓이는 과정이 이 러닝타임 안에 충분하진 않은 느낌이 좀 들기도 했기 때문에), 일단 나의 감상은 '브로커'로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난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로 대 웨이드가 뒤집어질 판에다 한국 역시 수구 반동적 정권이 들어서 시대를 역행할 게 뻔한 이 시국에 이 영화가 관객들 앞에 놓이는 게 괜찮은지...?하는 질문도 안 드는 것은 아니었다. 곡해하려고 드는 이들이 있다면 자기모순으로 스텝이 막 꼬이며 꼴사납겠구나 싶은 정도. 개봉 첫 주 주말에 누가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보러 간다고 해서 써 두는 문장이다.)

덧붙임.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 공약한 이가 이런 말을 얹는다. 생각이 없거나, 양심이 없거나, 둘 다거나. 어쨌든 매우 모욕적으로 들린다. 영화가 그리는 이야기와 던지는 질문에 담긴 함의를 생각하고 정치와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윤석열에게서 역시 나오지 않는다. 아니 그런 게 나올 리가 없다. 그의 수준이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보수'라고 하는 이들은 대체로 이런 이야기에서 정치와 사회의 책무, 시스템에 관한 생각을 떠올릴 수조차 없는 수준으로 공적 마인드가 없는 것이다.

아, 등장인물들의 범죄가 어쩌고저쩌고 안 해서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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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전투표 마치고 오늘 조조영화로 '그대가 조국' 보고 왔다.

Red Herring. 논점일탈의 오류. 부제는 이렇게 달렸다.
'그대가 조국'이라는 제목은 그렇게 감상적인 제목이 아니면서 묘하게 중의적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어쨌든 이 영화를 보기 이전부터 팔로잉해 온 내용이라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었다. 그 대신 속에 불이 나는 것 같고 어제 한 투표를 또 하고 싶었을 뿐...


제작진의 감정이나 주관이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 티가 역력하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증언이다. 그래야 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해야 좀 더 적절할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심정이 영상을 만드는 시선에 개입되면 유튜브에 떠도는 영상들과 차이가 작아지니까. 사실 이렇게 서술하면서도 좀 억울하다. 당위와 개혁, 민주적 통제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경계하고 절제된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이지, 반대편에서는 그러한 표현의 방법과 양식 따위는 아무래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서 잠시 이 문장을 쓰다 열을 좀 받았다.


어쨌든 그러한 절제된 시선과 표현 덕에, 더 힘있는 영상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이슈에 큰 관심이 없었던, 혹은 다들 욕하길래 나쁜 줄 알던, 언론 보도 이상의 정보를 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았던 사람이(그러한 사람들이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타겟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면 보기 전과 분명히 어떻게든 달라질 수 있다고, 그러니까 판단에 필요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그에 따라 판단하는 일을 두려워하고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정치적 성향이나 가치관이 다른 시민이라도, 그 누구라도 조국과 그의 가족이 당한 방식의 수사와 판결을 받는 것, 언론으로부터 그렇게 다뤄지는 것은 부당하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이것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강하게 작동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달리 말하면 민주화는 아직 미완이라는 이야기도 될 것 같다.) 제작진은 이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굳이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증언을 빌려 어떤 방식으로 그가 다뤄졌는지, 수사와 재판이 어떻게 결론을 미리 내려 놓은 채 사실을 선택적으로 다뤘는지를 관객 앞에 가져다 놓을 뿐이다. 다음은 관객의 몫이다.


그동안 어떤 판단을 하고(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는지와 상관없이, 이 과정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이 영화를 주위 사람들과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권한다.
덧붙여서) 인터넷에서 본 리뷰인데, 인상적이어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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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아침 비행기 내리자마자 영도로 달려간 이유. 

카페 건물 외벽 아이가 그려진 벽화

남항시장에서 국밥 든든하게 한 그릇 먹고 좀 걸어서 도착했다. 아이의 얼굴이 벽화로 그려진 이 건물이다. 

바닷가 골목길

배가 정박해 있는 이 풍경이 그대로 카페의 뷰가 된다. 

카페 전면부와 도로

출입문을 양쪽으로 크게 낸 공간. 턱이 없다면 아마 좀 더 accessibility가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커피 공장의 기계들

내부 공간은 굉장히 크다. 이렇게 대형 로스터가 여러 대 있다. 한 번에 200g씩 볶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딴 세상. 유리벽 뒤에 있어서 카페 공간 전체가 커피 로스팅부터 음료로 추출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는 쇼룸 같다. 

커피 공장의 내부

저 안의 기계들은 어떤 기계들일까, 파이프들은 또 어떤 역할일까 궁금해진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동의를 구하고, 오픈된 커피 스탠드에서 바리스타의 추출 과정을 찍었다. 아마 드리퍼는 하리오 v60인 것 같은데. 집에서는 클레버만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또 눈길이 간다. 자취하면 하나 들여놓을까...

커피 세계대회 트로피들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바리스타 분들이 있는 곳이라 더 유명하다고 한다. 

항구를 배경으로 커피 한 잔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오래된 공장이나 창고였을 건물이 카페가 되는 것이야 크게 새로울 것 없는 일인데, 전반적으로 공간이 트여 있고 바닷가 배들이 보이는 가운데 조명 밝기도 적당해서 편안했던 것 같다. 요즘 힙하다는 카페들이 으레 그렇듯 테이블은 좀 낮고... 트레이와 머그 색깔도 공간과 잘 어울리는 느낌. 머그의 손에 잡히는 질감도 맘에 들었다.

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 Carbonic Maceration Natural, 필터 커피를 주문했다. 스탠드도 깔끔하고 드립하는 과정부터 다 지켜볼 수 있다.
살짝 온도가 떨어지고 나서 한 모금 마셨을 때 혀 중간 부분을 감싸는 부드러운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무산소발효 시나몬 계열의 향이 살짝 느껴지면서도 그렇게 한 잔 전체를 지배할 만큼 강하진 않아서 그것도 만족스러웠던 포인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는 카페의 전경

이렇게 개방된 공간에서 커피가 준비된다. 라떼 메뉴를 먹진 않았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부산우유)를 사용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커피 원두 봉투.

나오는 길에 홀빈 200g를 추가로 샀다. 요즘 아침에 잘 마시고 있다. 

2022년 5월 19일 아침, 부산 영도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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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비행기로 김해공항에 내리자마자 지하철과 버스로 영도로 갔다. 일단 국밥 든든하게 한 그릇 먹고, 좋은 커피 한 잔 마시고 나서 본격적으로 걷는 여행을 시작했다. 

택시에서 내려서 마을 초입으로 들어가는 길. 좁은 골목길이고 주민분들이 실제 거주하는 곳이라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본다. 

건너편 부산 시내가 보이는 바닷가 길이 쭉 이어져 있다.

동네 고양이 ㄱㅇㅇ

변호사 시절의 노무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다. 송강호 배우가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었다. 영화 장면이 그려진다. 이외에도 많은 영화들이 이곳을 로케이션으로 삼았다고 한다. 다음 달 개봉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예고편에서도 언뜻 이 마을을 본 것 같기도 하다. 

마을을 따라 쭉 걷고, 계단을 통해 절영해안산책로로 내려갔다.

바다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구름이 살짝 낀 날씨라서 낮 시간대에도 땀을 많이 흘리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또 걸어서 영도대교. 김무성 옥새런의 그곳이다. 셀카를 찍었는데 여기다는 차마...


점심 먹고 해운대로 이동했다. 숙소 뷰. 오션뷰가 좀 싸게 나왔다. 

숙소에 배낭 던져 두고 또 걸으러 나왔다. 해운대해수욕장을 쭉 가로질러 블루라인 타러 미포까지 쭉 걸었다. 

블루라인 열차 안에서 바라본 바다

열차의 종점이 송정역인데, 내려서 조금 걸으면 이렇게 송정해수욕장이 나온다. 광안리나 해운대에 비해 조금 조용한 느낌으로, 서퍼들이 많다. 한 바퀴 쭉 걸었다. 

미포까지 왕복하는 도중에 한 정거장 일찍 달맞이에서 내려서 걸었다. 확실히 서울에서는 하기 힘든 바닷가 산책이다.


광안대교에서 해 지는 것 보려고 시간 정확히 맞춰서 민락수변공원부터 쭉 걸었다. 나 혼자 하는 여행이라서 이렇게 막 걸을 수가 있다. 삼 년 전 이맘때 리스본에서만큼 걸은 것은 아니지만... 

방파제 쪽에서 보면 그림이 좋을 것 같은데, 막아 놨다. 자연스럽게 광안리해수욕장 쪽으로 쭉 걸었다. 

하늘 색깔에 슬슬 보라색 톤이 더해지기 시작할 즈음. 광안대교를 열심히 카메라에 담는다. 저녁을 좀 늦게 먹을 생각이라 광안리해수욕장 바닷가에서 한참을 이렇게 사진 찍으면서 바다를 봤다.

크롬에서 파일 다운받다 이름 깨지면 꼭 이러던데...(감성파괴) 다리에 조명이 들어오고 배들이 불꽃을 쏘아올린다. 밤의 풍경만은 해운대보다 광안리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이제 슬슬 저녁 먹으러 갈 때가 되었다. 

2022년 5월 19일 부산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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