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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야경 사진은 좀 아껴 두기로 하고, 먼저 둘째날 겔레르트 언덕에서의 사진들을 가져왔다. 아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습한 날씨를 뚫고 겔레르트 언덕에 올랐다. 성 겔레르트에서 이름을 딴 언덕으로, 해발 235m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윗공대보다 약간 낮은...

슬슬 해가 지고, 세체니 다리와 국회의사당에 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구름 상태가 심상치 않다. 불은 들어오기 시작했고, 곧 해가 다 넘어갈 즈음이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편으로 보이는 산들과 화면 중심에 자리잡은 도나우 강을 끼고 있는 부다페스트의 구도는 뭔가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슬슬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부다페스트 야경이 갖는 강점이 바로 이 조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조명의 위력이 제대로 느껴지는 사진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부다 왕궁에도 불이 들어왔다. 이제 시작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부다페스트. 

금방이라도 뭔가 쏟아질 것 같이 습하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슬픈 예감은 틀리질 않는다. 계획대로라면 좀 더 어두워질 때까지 찍으려고 했는데, 그새 비가 쏟아져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올라갈 때만 해도 약간 땀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정상이었는데...

해가 지면서 바람이 불고 비가 오기 시작하다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비는 우산이 망가질 정도로 내렸고, 그래도 또 그냥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막판에 접어든 여행이 아쉬워 맥주 한 잔을 위해 떠들썩한 펍을 향했다. 

부다페스트의 핫플레이스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좀 정신없는 공간이다. 떠들썩하고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내 취향이랑은 그닥 맞지 않았던 느낌. 게다가 쫄딱 젖었고 우산도 망가진 상태라서... 가장 기본 생맥주 한 잔을 시켰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니어서, 한쪽 테이블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다 얼떨결에 멕시코 친구들과 합석을 했다. 짧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섞어서 대화하다가 이 친구들 중 한국에 교환학생 온 적 있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또 놀라워하기도 하고. 아, 이래 봬도 다 1997년생 동갑내기들이다(...). 내 몰골은 차마...

결국 그날의 마무리는 숙소에서 선풍기와 드라이어를 모두 동원해 열심히 신발 말리는 것이었다는... 안에 휴지 뭉쳐서 넣어서 물기를 빼면서 말리면 그나마 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복층 구조의 에어비앤비여서 이렇게 계단을 좀 활용할 수 있었다. 출발하기 전 한국에서 새로 사서 하루에 막 20km씩 걸으면서 좀 험하게 굴렸다. 아디다스 알파바운스 인스팅트. 이제 나의 메인 운동화는 아니지만 아직 잘 신고 있다. 광고는 아니다. 


촬영: 2019년 6월 2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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