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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크에서 커피 마시고 책 읽다가 슬슬 자리를 옮겼다. 서울 가는 비행기 타기 전에 한 곳 더 가기 위해서였다. 

간판 발견. 2층에 있는 카페다. 1박2일 짐이라 백팩이어서 망정이지 트렁크였으면 좀 고생할 뻔 했다...

여기도 역시 블루리본. 

여느 로스터리가 그렇듯 홀빈과 컵, 드립백 등을 파는데, 아까 베르크에서 하나 사기도 했고 굳이 더 살 생각까진 없어서 여기서는 패스했다. 다음 기회에...

메뉴판 참 친절하다. 주 언어가 영어인 것은 여기서도 약간 삐딱한 시선을 갖게 되는데...ㅋㅋㅋ 아무튼 바리스타 코멘트가 상세하고 손글씨가 주는 매력이 있다. 아마도 로스터리 카페 찾는 사람들은 관심 꽤 많은 사람일 것 같은데, 그 눈높이라면 저런 세세한 정보들이 반갑다. 

앞서 방문했던 카페들에 비해 확실히 밝다. 자연광이 잘 들어오고, 테이블도 과하게 낮지 않아서 앉기 편하다. 그리고 (기계의 가격과 퀄리티는 안 그렇겠지만 아마...) 바리스타분들이 커피 준비하는 스탠드도 소박해 보인다. '힙한' 느낌의 디자인에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않은 것도 나름 매력인 것 같다.

에티오피아 리무 아가로 내추럴, 필터 커피. 라이트 로스팅의 에티오피아 내추럴. 컵노트에는 살구와 블루베리가 적혀 있는데, 밝은 톤이 기분 좋다. 에티오피아 내추럴에서 내가 기대하는 그런 밝음이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톤의 로스팅을 좋아하는 편이라 직접 볶을 때도 첫 번째 크랙 소리 듣고 나서 배출까지 그렇게 길게 안 끄는 편이기도 하다. 

주문은 직접 종이에 펜으로 써서 하면 되고, 원두 특징도 카운터 앞에 붙은 종이를 읽으면 된다. 주문한 커피의 원두 정보가 담긴 엽서 같은 것을 준다. 사진이 예쁘긴 한데, 있을 정보는 다 카운터 앞에 붙어 있어서 꼭 필요한가는 잘 모르겠다.

커피 잘 마시고 어느덧 비행기 타러 슬슬 움직일 시간이 되었다.

2022년 5월 20일 부산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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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아침, 전날처럼 국밥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오후 비행기 타기 전까지 시간을 카페 투어로 보내기로 결정하고, 전포역으로 이동했다.


이 공간의 첫인상...일단 매우 특이하고 난해해 보였다. 이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문 앞이라도 턱이 좀 없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 이 공간 자체가 그렇게 친절한 공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붉은색, 헬베티카 계열로 딱 통일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디자인이다. 

카운터 너머로 바리스타들이 이렇게 커피를 내린다. 일단 주문을 하고, 옆쪽 문으로 나가 다시 건물 2층으로 계단을 통해 올라간다. 이 카페에 감점 요소가 있다면 아마도 그게 제일 클 것...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물 한 잔을 준다. 트레이에 커피 두 잔을 받아서 밖으로 나가서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간다. 동선이 효율적이진 않다. 

테이스팅 세트(원두 고르고, 에스프레소 음료 3종-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중 2종 골라 마셔볼 수 있다). 안 마셔 본 나라 고르고 싶어서 에콰도르 Finca Chorora Anaerobic 선택했다. 라벤더, 자두향 난다는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기본 7000원에서 원두 선택에 따라 1000원 추가. 11시 이전에 도착해서 해피아워 10% 할인을 받았다. 고로 72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뭐 대략 예상이 가능할 것 같아서 에스프레소부터 한 모금 홀짝...하는데 세상에. 유럽에서 1유로짜리 에스프레소 먹듯 한 번에 톡 털어넣기는 아까워서 여러 모금으로 나눠서 맛을 느꼈다. 설명대로 라벤더와 자두 뉘앙스가 있으면서, 에스프레소답게 진한 단맛이 다양한 향과 함께 느껴진다. 스페셜티 하는 카페 가면 보통은 필터 주문하는데, 여기서는 에스프레소가 훌륭한 선택이었다. 

에스프레소의 강한 인상 때문에 나오면서 원두 100그램 추가로 샀다. 나 무산소 꽤 좋아하네?

살짝 휑한 느낌마저 있는 2층 공간이 퍽 난해하게 느껴진다. 파란 시트의 긴 의자, 그리고 어김없이 요즘 힙하다는 카페들이 많이들 그렇듯 조그맣고 낮은 테이블. 트레이 하나 책 한 권(판형이 크지 않다. 2022년 젊은작가상)올리니까 금세 가득 찬다. 


살짝 아쉬운 게 있다면... 바리스타가 주문 받아적는 용지나 메뉴에서 한글화가 같이 동등한 정도로 들어가면 더 나은 디자인일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깔끔한 거 좋긴 한데 뭐 그렇다는 얘기. 산돌고딕, 내지는 오픈소스인 Pretendard 있다구요...(KRW의 자체 디노미네이션은 뭐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아, 그리고 베이글 오타...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5.20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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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아침 비행기 내리자마자 영도로 달려간 이유. 

카페 건물 외벽 아이가 그려진 벽화

남항시장에서 국밥 든든하게 한 그릇 먹고 좀 걸어서 도착했다. 아이의 얼굴이 벽화로 그려진 이 건물이다. 

바닷가 골목길

배가 정박해 있는 이 풍경이 그대로 카페의 뷰가 된다. 

카페 전면부와 도로

출입문을 양쪽으로 크게 낸 공간. 턱이 없다면 아마 좀 더 accessibility가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커피 공장의 기계들

내부 공간은 굉장히 크다. 이렇게 대형 로스터가 여러 대 있다. 한 번에 200g씩 볶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딴 세상. 유리벽 뒤에 있어서 카페 공간 전체가 커피 로스팅부터 음료로 추출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는 쇼룸 같다. 

커피 공장의 내부

저 안의 기계들은 어떤 기계들일까, 파이프들은 또 어떤 역할일까 궁금해진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동의를 구하고, 오픈된 커피 스탠드에서 바리스타의 추출 과정을 찍었다. 아마 드리퍼는 하리오 v60인 것 같은데. 집에서는 클레버만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또 눈길이 간다. 자취하면 하나 들여놓을까...

커피 세계대회 트로피들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바리스타 분들이 있는 곳이라 더 유명하다고 한다. 

항구를 배경으로 커피 한 잔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오래된 공장이나 창고였을 건물이 카페가 되는 것이야 크게 새로울 것 없는 일인데, 전반적으로 공간이 트여 있고 바닷가 배들이 보이는 가운데 조명 밝기도 적당해서 편안했던 것 같다. 요즘 힙하다는 카페들이 으레 그렇듯 테이블은 좀 낮고... 트레이와 머그 색깔도 공간과 잘 어울리는 느낌. 머그의 손에 잡히는 질감도 맘에 들었다.

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 Carbonic Maceration Natural, 필터 커피를 주문했다. 스탠드도 깔끔하고 드립하는 과정부터 다 지켜볼 수 있다.
살짝 온도가 떨어지고 나서 한 모금 마셨을 때 혀 중간 부분을 감싸는 부드러운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무산소발효 시나몬 계열의 향이 살짝 느껴지면서도 그렇게 한 잔 전체를 지배할 만큼 강하진 않아서 그것도 만족스러웠던 포인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는 카페의 전경

이렇게 개방된 공간에서 커피가 준비된다. 라떼 메뉴를 먹진 않았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부산우유)를 사용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커피 원두 봉투.

나오는 길에 홀빈 200g를 추가로 샀다. 요즘 아침에 잘 마시고 있다. 

2022년 5월 19일 아침, 부산 영도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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