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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3일. 그렇게 바랐던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2017년 2월과 7월에 두 차례(여행, 학교 연수 프로그램) 유럽에 다녀오고 나서 바로 군 복무를 시작했던 터라 여행, 그리고 혼자의 시간이 많이 고팠었다. 

 

열심히 저축을 하고 계획을 세운 끝에 2018년 연말에 싸게 풀린 비행기표를 잡았다.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온 지 3주 만에, 한 달이 조금 넘는 일정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하는 길이다. 


인천 국제공항, 여행의 시작 


어째 저 양복 입은 아저씨의 뒷모습이 시선을 강탈한다. 공항철도에서 내려 터미널로 들어가는 입구. 여기를 통과하면 엄청 설렌다. 

이제는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인천 국제공항 1 터미널의 푸른빛 전광판. 언제쯤 이렇게 빽빽한 전광판과 붐비는 공항을 볼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내가 탈 비행기는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행 LH 713이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14시 25분(UTC+9) 출발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에 같은 날 18시 40분(UTC+2)에 도착하는, 11시간 15분짜리 비행이다. 

보잉 747. A380과 비슷한 체격인데, 왠지 그 '비만돌고래'보다 내 취향엔 좀 더 못생겨 보인다...

3-4-3배열의 이코노미 좌석. 딱 예상한 정도였다.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갖춰진 영화들 중에 보고 싶었는데 놓쳤던 것들이 많아서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나는 비행 정보만 봐도 그렇게 심심해하지는 않긴 하지만...

사육이 시작되고 있다. 손목시계의 시간은 목적지 현지시각으로 먼저 돌려 놓는 편인데, 장거리 비행에서 시차와 식사 등을 고려해 컨디션 관리하는 것은 참 난감한 일인 것 같다. 몇 번 경험해 봐도 쉽지 않다.

첫 식사로 펜네 파스타와 닭가슴살 구이를 골랐다. 빵을 한 입 베어 물다 말고 사진이 생각나서 급히 찍은 컷이다. 딱 보이는 그대로의 무난무난한 맛. 사실 이때만 해도 여행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닭가슴살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컨디션 관리하기 어렵다면서 또 야식으로 라면을 알차게 챙겨 먹었다... 하늘 위에서의 컵라면은 언제나 맛있는걸...

제육김치볶음. 비행기를 타면서 현지시각으로 시계를 돌리고 탔기 때문에, 늦은 점심식사 쯤 되려나(?). 은박 도시락 여는 것은 언제나 뜨겁기 때문에 조심조심 열어 본다.

이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한식을 찾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한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게 컨디션 걱정하면서 또 맥주를 달라고 했다... 바슈타이너 맥주가 나온다. 가끔 마트나 편의점에서 마주치면 루프트한자의 비행기가 생각나곤 한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날이 밝다. 11시간을 날았지만 아직 하루가 가지 않은 것이다. 동에서 서로 날아가는 비행은 일단 시간을 빌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처음 유럽을 찾았을 때 여행을 이곳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익숙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환승이다. 그것도 한 시간 20분이라는 빡빡한 환승이다. 일단 EU지역에 들어왔으니 입국 심사를 해야 하고,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 리스본으로 연결되는 항공편은 쉥겐 조약 지역 내 국내선 취급이기 때문에, 여기서 입국 절차를 밟는 것이다. 급한 마음이었지만 일단 이곳의 전광판을 한 컷 담아 두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안 검색대를 향했다. 앞에 단체 여행객 그룹까지 있어서 엄청나게 쫄렸다. 겨우 여권에 입국 도장을 받으니 거의 Last Call 시간에 근접했다. 환승 게이트를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겨우 늦지 않고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리스본행 LH 1496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에서 20시 00분(UTC+2)에 출발해 리스본 국제공항에 22시 00분(UTC+1)에 도착하는, 세 시간짜리 비행이다.

유럽 국내선으로, 에어버스 320이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당연히 제공되지 않고, 3-3배열의 협동체다. 

보잉 747보다는 아무래도 좀 덜 오래된 느낌이다. 

유럽의 서머타임. 20시 출발이지만 해가 지지 않았다. 하긴, 스페인에 있을 때는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고 그때 저녁식사를 했으니...

바질 페스토가 들어간 펜네 파스타와 카프레제 샐러드, 그리고 빵과 버터, 초콜릿. 

실패하면 안 되는 조합이다. 

서유럽 어딘가의 하늘.

해가 다 지고, 리스본 시내가 슬슬 눈에 들어온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공항이다 보니 접근하면서 시내의 야경을 살짝  맛볼 수 있다. 


리스본 국제공항

포르투갈에 도착했다. 동글동글한 글씨체가 눈에 들어온다. 포르투갈어 발음과 잘 어울리는 폰트인 것 같다. 

공항에서 바로 지하철로 연결되고, 숙소가 있는 Rossio역 근처까지 지하철로 얼마 걸리지 않는다.


촬영: 2019.05.23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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