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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테겔이 문을 닫고 브란덴부르크가 문을 열게 되면서 쓸모 없는 정보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2019년 6월 14일의 기록이다. 


파리에서의 짧은 사흘을 마치고 나흘째 아침에 다음 도시인 베를린으로 이동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새벽 일찍 일어나 이불 대강 정리하고 베개 밑에 키를 놓고(체크아웃) 공항으로 향했다. 아홉시 반 비행기다. 아침비행기에 대해서는 지난 번 포스팅에서 짧게 다뤘다. 파리-베를린 구간은 원래 프랑스 저가항공사인 Aigle Azur의 티켓을 예약했었는데, 여행 출발 전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여러 차례 이메일 등으로 항의한 끝에 귀국 무렵에야 환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일정은 짜 놓았고 숙소도 잡아 놓았으니 대체 이동편을 구해야 했다. (언제 쓸까는 모르겠지만) 스타얼라이언스에 마일리지를 쌓고 있긴 한데, 그런 것 신경쓸 만 한 다른 옵션이 없었다. 결국 약간 돌아가는 길로 암스테르담을 잠시 경유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2호선 Opera에 내려 Roissybus를 타고 터미널 2F로 이동했다.

정류장 위치.

그리고 터미널 2. 터미널 2는 A~G까지로 나뉘어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내가 탔던 비행기는 터미널 2F에서 출발했다. 

건물 배열이나 내부가 특이하다. 흔히 떠올리는 번쩍거리는 유리 위주의, 시원하게 높은 층고가 특징인 요즘 공항 건물들과는 좀 다르다.

역시 걸어가며 찍어서 그런지 사진이 흔들렸다. 조명 쓰는 방식이나 건물 소재가 특이해 보인다.

오래된 전광판. 타원형이라 그런지 별로 효율적인 디자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짐을 다 부쳐 놓고 보니 아직 공복 상태. 역시 프랑스는 빵이다(?!) 게이트 근처 체인점 PAUL 빵집(우리나라로 치면 파리바게트쯤 되려나)에는 이미 사람이 다닥다닥 많이 있다. 아침부터 달달한 초콜릿까지 들어간 크루아상과 에스프레소로 요기를 한다. 유럽에서 적당한 가격에 사 먹는 식사에서 채소를 포함한 영양균형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공항 같은 곳이라면 더. (주방을 사용 가능한 숙소를 잘 활용한다면 이런 점에서는 좀 나은 식생활을 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

이제 암스테르담까지 한 시간 반짜리 비행.

KL1228 CDG-AMS, 0930~1100

그리고 암스테르담에서 베를린까지 한 시간 15분짜리 비행. 직항으로 가도 넉넉잡아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리일텐데, 스히폴 공항에 잠깐 내렸다 같은 게이트에서 환승했다.

보딩 브릿지. 요즘 대부분 비행기는 유로화이트 도장인 경우가 많은데, KLM은 대한항공보다 좀 더 짙은 하늘색을 몸 전체에 휘감고 있다. 기종은 역시 B737, 3-3배열의 협동체다.

좌석 사진은 따로 안 남겼고, 이렇게 간단한 빵과 물을 준다. 쿠션 등 내장은 깔끔한 네이비색.

어쩌다 보니 또 날개 옆이다. 화장실 갈 일이 필연적으로 생기는 장거리가 아닌 이상 창가를 좀 더 좋아하는 편이다.

콜라 한 잔 마시고 암스테르담에 내렸다. 스히폴에서는 환승 게이트도 같고 돌아다닐 생각도 별로 안 들어서 사진도 안 남겨 놓았다...

암스테르담에서 베를린까지는 조금 흐린 날씨.

이번에는 닭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다. 평소 마요네즈 들어간 샌드위치를 즐기지 않지만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네덜란드 항공사라 그런가 네덜란드식 스트룹와플이 나왔다. 맛은 그냥 시럽 들어간 와플 과자.

짧은 비행 끝에 베를린 테겔 공항에 내렸다. 오래된, 조그만 공항이다. 짐 찾는 데까지도 간단하다. 그냥 버스 표 끊고 시내로 들어간다. 중앙역까지 가는 공항버스를 타고 몇 분 가면 중앙역에 도착한다. 사이즈나 시내 접근성이나 저가항공 타고 접근하긴 딱이었던 것 같다. 이제 테겔은 문을 닫았고, 베를린에 새로 지어진 브란덴부르크 국제공항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2020년 10월 31일 개항). 언젠간 새 공항을 통해 베를린에 다시 가 보고 싶은데, 과연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까는 모르겠다...

중앙역에 내려서 길 건너 버스 갈아타고 에어비앤비 숙소로 이동했다. 공항부터 숙소까지 이동거리가 짧고 버스 타기도 편한 것은 만족스러웠던 부분. 베를린은 이 여행에서 다녔던 도시들 중 거의 가장 편안한 축에 드는 여행이었다.


촬영: 2019년 6월 14일, 나의 i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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