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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새벽에 일찍 나가는 일정은 아니었지만,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예약해둔 미니밴(합승 개념이다) miniBUD로 편하게 공항까지 이동했다. 짐 싣고 한 번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숙소 주소를 입력하고 예약하니 시간 맞춰 차가 와 있었다. 포드 미니밴이었는데(대략 스타렉스보다 좀 작다)차 사진은 어째선지 없다.

별로 중요한 짐이랄 것도 많이 없고, 옷 몇 벌이 전부인, 한 달 넘는 여행이지만 12kg 남짓 나가는 여름 여행 짐이다. 모바일 체크인을 해 두고, 부다페스트 공항에 들어서고 나서 바로 짐 부치기 전에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혹시나 해서 랩으로 싸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겸사겸사 남은 포린트화도 털고...

11시 25분 비행기로 환승지인 프랑크푸르트를 향한다. 크지 않은 공항이다. 별로 구경할 거리도 없는 것 같아서 일찌감치 게이트 주변에서 샌드위치 하나와 커피 한 잔으로 가볍게 요기를 하고 기다렸다. 전날 마셔보고 맛있었던 토카이 와인 한 병만 딱 구매했다. 한 시간 40분의 짧은 비행으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일단 게이트도 찾아야 하고, EU를 떠나는 출국심사가 있으며, 택스리펀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살짝 급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환승 시간이 여행을 시작할 때, 그러니까 입국심사 후 리스본행 비행기를 타러 전력질주를 해야 했던 상황보다는 어쨌든 훨씬 여유있는 편이었다. 돌아가는 날 날씨가 아주 좋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출국심사를 통과하기 전, 택스리펀을 받고(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면세점을 대강 한 바퀴 돌고, 게이트로 가는 길에 이런 것이 있다. 버스킹(?) 하는 기분으로 간단하게 좀 치고...

Competent pianists only라는 말에 찔린다면 기분 탓이다.

약간 연착까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꼭 공항의 물가가 비싸서는 아니지만 뭔가 식사를 하기도 애매하고 해서, 유로 동전을 좀 털 겸 간단하게 과자와 물을 좀 마신 정도였다. 그 외에는 그냥 게이트에서 음악 들으면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 진짜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다. 인천-프랑크푸르트 구간과 마찬가지로 B747이다. 생각해보니 요즘 다니는 기종들 중에 B787빼곤 거의 다 타 본 것 같다.

서에서 동으로의 이동은 출발 때 빌린 시간을 갚는 과정이다. 24일 아침에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했는데, 서울로 가면 곧장 25일 오후가 된다.

비행기를 타고 나서 시계를 한국시각으로 돌려 놓았다. 그러고 보니 도착하는 날 리듬을 생각하면 참 애매했다. 이미 한국은 새벽 시간이고 도착하면 오후 시간이니까... 어쨌든 이날은 제대로 된 식사를 따로 하지 않았으므로, 기내식을 맛있게 먹기로 했다.

이 여행에서는 한식을 찾지 않고도 한 달쯤은 잘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행 좋아하는 입장에서 꽤나 운 좋은 일이다. 다른 대륙이라면 어떨까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2017년 여름 마드리드에서는 2주 버티다가 결국 아시안 마트에서 컵라면을 샀었는데 이때는 100% 현지식 내지는 해 먹는 것으로 해결했다. 요리에 좀 더 많은 관심과 경험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 이때인 것 같다. 간단하게 혼자 한 접시 만들어 먹는 것 정도는 이제 꽤 자신이 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탑승하고 나서 짭짤한 프레츨을 받고...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무려 On The Basis of Sex가 있었다. 한국에서 개봉되었을 당시 포스터나 제목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하면 언젠가 보고 싶은 영화였음에도 딱히 극장에서 볼 생각은 좀 떨어진 상태였는데, 운 좋게 여기서 만났다. RBG의 부고를 들은 날은 정말이지 기분이 이상했었는데, 이날 생각이 많이 났었다. 프랑크푸르트 가는 길에 그린 북(2018)을 봤고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는 On the Basis of Sex를 봤다. 의미있는 컬렉션이 아니었나 싶다. 바슈타이너 한 캔과 함께.

마침 이 글을 업로드하는 날,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끝났다.

오랜만에 한식 비슷한 것. 아마 저 음료는 화이트 와인인 것 같다. 신체리듬 걱정하면서 맥주에 와인에 아주...ㅋㅋㅋ

두 번째 식사. 뭔가 신체리듬이 단단히 꼬인 것 같지만 어쨌든 잠이 안 들고...

보이는 대로의 딱 그런 맛. 한국시각으로 치면 대략 브런치쯤 될 테다.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 시간 반 정도 뒤면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 여행은 언제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이렇게 여행 사진 게시물이 끝났다. 업로드 주기를 좀 더 띄워서, 다른 글들을 종종 기록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른 여행에서 남은 사진들(스타디움 투어 등)도 좀 풀어볼 생각이다. 

촬영: 2019년 6월 24~25일, 부다페스트-프랑크푸르트-인천, 루프트한자 항공편 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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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3일. 그렇게 바랐던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2017년 2월과 7월에 두 차례(여행, 학교 연수 프로그램) 유럽에 다녀오고 나서 바로 군 복무를 시작했던 터라 여행, 그리고 혼자의 시간이 많이 고팠었다. 

 

열심히 저축을 하고 계획을 세운 끝에 2018년 연말에 싸게 풀린 비행기표를 잡았다.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온 지 3주 만에, 한 달이 조금 넘는 일정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하는 길이다. 


인천 국제공항, 여행의 시작 


어째 저 양복 입은 아저씨의 뒷모습이 시선을 강탈한다. 공항철도에서 내려 터미널로 들어가는 입구. 여기를 통과하면 엄청 설렌다. 

이제는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인천 국제공항 1 터미널의 푸른빛 전광판. 언제쯤 이렇게 빽빽한 전광판과 붐비는 공항을 볼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내가 탈 비행기는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행 LH 713이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14시 25분(UTC+9) 출발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에 같은 날 18시 40분(UTC+2)에 도착하는, 11시간 15분짜리 비행이다. 

보잉 747. A380과 비슷한 체격인데, 왠지 그 '비만돌고래'보다 내 취향엔 좀 더 못생겨 보인다...

3-4-3배열의 이코노미 좌석. 딱 예상한 정도였다.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갖춰진 영화들 중에 보고 싶었는데 놓쳤던 것들이 많아서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나는 비행 정보만 봐도 그렇게 심심해하지는 않긴 하지만...

사육이 시작되고 있다. 손목시계의 시간은 목적지 현지시각으로 먼저 돌려 놓는 편인데, 장거리 비행에서 시차와 식사 등을 고려해 컨디션 관리하는 것은 참 난감한 일인 것 같다. 몇 번 경험해 봐도 쉽지 않다.

첫 식사로 펜네 파스타와 닭가슴살 구이를 골랐다. 빵을 한 입 베어 물다 말고 사진이 생각나서 급히 찍은 컷이다. 딱 보이는 그대로의 무난무난한 맛. 사실 이때만 해도 여행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닭가슴살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컨디션 관리하기 어렵다면서 또 야식으로 라면을 알차게 챙겨 먹었다... 하늘 위에서의 컵라면은 언제나 맛있는걸...

제육김치볶음. 비행기를 타면서 현지시각으로 시계를 돌리고 탔기 때문에, 늦은 점심식사 쯤 되려나(?). 은박 도시락 여는 것은 언제나 뜨겁기 때문에 조심조심 열어 본다.

이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한식을 찾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한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게 컨디션 걱정하면서 또 맥주를 달라고 했다... 바슈타이너 맥주가 나온다. 가끔 마트나 편의점에서 마주치면 루프트한자의 비행기가 생각나곤 한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날이 밝다. 11시간을 날았지만 아직 하루가 가지 않은 것이다. 동에서 서로 날아가는 비행은 일단 시간을 빌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처음 유럽을 찾았을 때 여행을 이곳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익숙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환승이다. 그것도 한 시간 20분이라는 빡빡한 환승이다. 일단 EU지역에 들어왔으니 입국 심사를 해야 하고,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 리스본으로 연결되는 항공편은 쉥겐 조약 지역 내 국내선 취급이기 때문에, 여기서 입국 절차를 밟는 것이다. 급한 마음이었지만 일단 이곳의 전광판을 한 컷 담아 두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안 검색대를 향했다. 앞에 단체 여행객 그룹까지 있어서 엄청나게 쫄렸다. 겨우 여권에 입국 도장을 받으니 거의 Last Call 시간에 근접했다. 환승 게이트를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겨우 늦지 않고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리스본행 LH 1496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에서 20시 00분(UTC+2)에 출발해 리스본 국제공항에 22시 00분(UTC+1)에 도착하는, 세 시간짜리 비행이다.

유럽 국내선으로, 에어버스 320이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당연히 제공되지 않고, 3-3배열의 협동체다. 

보잉 747보다는 아무래도 좀 덜 오래된 느낌이다. 

유럽의 서머타임. 20시 출발이지만 해가 지지 않았다. 하긴, 스페인에 있을 때는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고 그때 저녁식사를 했으니...

바질 페스토가 들어간 펜네 파스타와 카프레제 샐러드, 그리고 빵과 버터, 초콜릿. 

실패하면 안 되는 조합이다. 

서유럽 어딘가의 하늘.

해가 다 지고, 리스본 시내가 슬슬 눈에 들어온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공항이다 보니 접근하면서 시내의 야경을 살짝  맛볼 수 있다. 


리스본 국제공항

포르투갈에 도착했다. 동글동글한 글씨체가 눈에 들어온다. 포르투갈어 발음과 잘 어울리는 폰트인 것 같다. 

공항에서 바로 지하철로 연결되고, 숙소가 있는 Rossio역 근처까지 지하철로 얼마 걸리지 않는다.


촬영: 2019.05.23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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