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파리 역시 먹을 것이 많은 도시다. 가장 궁금했던 메뉴부터 먹어 보기로 했다.

아랍 문화권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팔라펠이다. 숙소 근처의 레바논 식당을 찾았다. 

점심시간은 살짝 지났고, 아침에 엘프라트 공항에서 먹은 와퍼가 커서 버틸 만 하긴 했다. 팔라펠 4조각과 토마토, 소스와 빵이 나왔다.  

렌틸과 병아리콩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묘하게 한국에서 먹는 녹두빈대떡 느낌이 났다. 좀 더 바삭한 버전이다.  사실 명절음식들이 기름진 탓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것은 싫지 않았다.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동글동글한 팔라펠과 토마토, 소스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가끔 명절 다가오면 생각나는 맛이다. 


여행에서 처음으로 망한 요리. 숙소에서 요리를 했는데, 잘 드는 식칼이 없었다...... (주방은 다 구비되어 있다고 에어비앤비 설명에 있었는데...) 보기에는 아주 그럴듯하지 않은가. 좀 더 야무지게 마이야르를 일으켰어야 했다. 소고기 안심을 굽고 가지를 살짝 튀기듯 구워 샐러드와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였다. 거의 블루 레어 수준으로 익어서 먹다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였는지 기억은 안 난다.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구운 염소젖 치즈와 샐러드

스테이크, 그리고 생선 요리. 메인 요리였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타르트와 크림 브륄레

Le Bourgresses. 마레 지구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숙소와도 얼마 멀지 않았다. 

친구와 저녁식사 약속. 포르투에서 산 와인 한 병 사들고 집에 놀러갔는데, 그 전에 먼저 식사부터 했다. 20유로 중반 정도의 가격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프랑스 요리였다. 샐러드와 디저트가 아주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 


연어 샐러드와 뵈프 부르기뇽. 부르기뇽이 궁금했기 때문에, 마레 지구 근처를 걷다가 들어갔다. 외관상 약간 갈비찜 생각도 나고... 와인향이 전체적으로 감도는 부드러운 소고기였다. 그다지 좋지 않은 리뷰들도 좀 보이는데, 적어도 나한테는 그다지 이상 없었던 것 같다.


Rambuteau가의 Terres de Cafe. 오랜만에 괜찮은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었다. 산미가 팍 치고 들어오는 느낌은 여행 중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아마 그때 좀 더 관심이 있었다면 카페 투어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표 한 장 사 두고 남는 시간에 커피 즐기기 좋았다.


살짝 곁다리로 빠져서. 여행 중에 영화라니, 그것도 언어도 익숙치 않은 곳에서. 그렇지만 이 영화는 '기생충' 이었다. 칸 영화제 직후였고, 검색해보니 프랑스에서도 개봉을 했다고 한다. 한국 돌아가려면 아직 2주는 남았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기 쉽지 않겠다 싶어서 이곳에서 봤다. 상영관 자체는 한국의 영화관들이 압도적으로 좋은 느낌. 여기 영화관은 학교 시청각실의 좀 큰 버전처럼 느껴졌었다. 

한국사람인 나만 웃을 줄 알았던 장면도 다들 잘 웃는 것을 보니 번역도 잘 된 모양이고(그래도 '코너링'에서는 나만 빵 터졌다),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 속에서 한국사람 혼자서 영화를 보다니 좀 색다른 기분.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기도 했고, 장르가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확 전환되는 장면에서의 이정은 배우의 소름돋는 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다른 장면들에서도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 모두가 아주 훌륭했다. 


L'As du Fallafel.

줄을 많이 서 있는 것 보니 확실히 소문난 맛집은 맞는 것 같다. 파리 최고의 팔라펠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이다. 여러 중동 음식점이 있고 팔라펠 등을 파는데, 이쪽은 이스라엘계인 것 같다. 

피타 빵 자른 것 사이에 금방 튀겨낸 팔라펠과 갖은 채소, 요거트 소스가 들어간다. 기본 팔라펠이다. 햄버거보다 훨씬 두꺼워서 먹기 썩 편한 형태는 아닌데, 어쨌든 맛있다. 케밥과 함께 유럽에서 만날 수 있는 훌륭한 (패스트)푸드 아닐까. 채소와 콩이 주재료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식사들보다 꽤 건강한 기분도 든다. 육식 대체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촬영: 2019년 6월 11~13일, 프랑스 파리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지난 포스팅을 통해 바르셀로나의 타파스 축제를 소개했고, 나머지 먹부림을 살짝 소개해 보려고 한다.


디오니소스. 람블라스 거리 안쪽 골목에 자리한 그리스식 패스트푸드점이다. 패스트푸드 치고는 죄책감 없이 건강해 보이는 맛이다. 요거트 소스를 곁들여 나온다. 음식 사진은 내부도 좁고 북적이는 통에 정신이 없어서 찍지 못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서 브런치를 위해 찾은 카페. 에스프레소와 함께 베이글과 약간의 나초 칩, 훈제 연어와 블루베리, 딸기 등이 올라간 샐러드가 분위기 있게 나온다. 인스타하기 좋은 곳 같다. 


이 포스팅에서는 아무래도 여기가 메인인 것 같다. 리오넬 메시가 즐겨 찾는다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다. 아마 해외에서 "서울식당" 보는 느낌이려나...

입구가 이렇게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Quilmes 맥주를 시켰다. 클래식한 셔츠들(보카와 리버플레이트) 에서 자주 보이는 그 회사다. 그리고 식전 메뉴로 간단한 나초와 과카몰레 딥을 주문했다. 

빵과 버터. 

그리고 이곳의 메인 메뉴. 아르헨티나의 Asado다. 고기를 종류별로 고를 수 있도록 해서 아르헨티나산, 우루과이산 등 여러 선택지가 있다. 역시 소를 많이 키우고 많이 먹는 나라의 요리답다. 고기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구운 정도는 따로 선택하는 옵션이 없었다. 플레이팅 역시 가니시나 사이드 없이 접시 중앙에 고기 한 덩이와 빈 공간에 소스를 한 번 붓으로 터치한 정도로 나온다. 

스테이크치곤 좀 얇아서 오버쿡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속까지 아주 촉촉했다. 


다른 어느 날의 저녁. 구글 지도를 열심히 검색하다가, 라자냐를 맛있게 한다는 곳을 찾았다. 

Sant Pau 병원 앞이다. 빨간 바이크와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리는 분위기. 건강한 맛은 아닌데, 아는 맛이 무서운 맛이다. 잘 하는 집이다. 


또 다른 날의 저녁. 내 리듬에는 저녁 시간이지만 현지인들 리듬에는 살짝 빠른 그런 시간대에 약간 난도가 좀 있는, 빠에야 혼밥에 도전했다. 

먼저 스페인 느낌을 좀 더 살릴 수 있는 상그리아. 종이빨대가 꽂혀 나오는 것이 약간 특이했다. 

그리고 Paella Mixta. 해산물과 고기가 적당히 섞여 있다. 밥알도 적당히 눌어서 괜찮았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Vinitus 의 Bacalao al allioli de miel, 흔히 꿀대구라고 불리는 요리다. 친구들이 인스타에서 추천해줘서 점심과 저녁 사이, 살짝 간식 시간에 꿀대구를 찾아 떠났다. 토마토 소스와 알리올리 소스, 대구, 꿀이 들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알리올리에서 마요네스 향보다 마늘향이 좀만 더 강했더라면 단맛과 밸런스가 좀 더 잘 맞았을텐데 하는 느낌. (개인적으로 마요네스를 엄청 즐기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


촬영: 2019년 6월 6~1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나의 iPhone XR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빌바오 구시가지에 도착했다. 호스텔에 막 짐을 풀어놓고 늦은 점심을 위해 나왔다. 스페인의 골목길 사진이 주는 분위기가 이 사진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간단한 Menu del dia였던 것 같다. Primero는 베샤멜 소스와 시금치가 들어간 수프.

Segundo는 Padron 고추 튀김과 스테이크. 식단에 초록색을 좀 의식적으로 넣어 보려고 했다.


다음 날. 바스크 지방에 왔으니 점심때부터 핀초다. 구겐하임을 둘러본 뒤 살짝 늦은 점심시간이었는데, 구글 리뷰가 많고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곳이라 별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여느 핀초바 풍경과 다르지 않다. 

나처럼 그다지 양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 핀초는 꽤 좋은 선택이다. 다양한 식재료를 이것저것 골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의 선택은 Txipiron Gratinado(꼴뚜기 그라탱), 와 Morcilla de leon(피순대와 비슷한 것, 튀김). 


숙소 근처의 핀초 바. 간식으로 먹을 핀초를 찾다가 이곳의 txorizo al infierno를 맛보기 위해 들어갔다. 직역하면 "지옥의 초리소"가 되는데, 두툼한 초리소 한 덩어리를 사진처럼 플람베해서 내놓는다. 

원래 초리소 자체에도 향신료가 꽤 들어가지만, 플람베로 좀 더 깔끔한 것 같은 맛이었다.


6월 5일 저녁, 야간버스로 빌바오를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숙소 근처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간단히 하기로 했다.

Euskotren Ribera역 앞의 Mercado de la Ribera 시장이다. 

고풍스러운 건물을 잘 리모델링한 느낌이다. 2층에 간단하게 핀초를 맛볼 수 있는 바들이 많다. 

빠에야. 그냥 Not Bad 수준. Patatas Bravas. 양이 굉장히 넉넉했다. 

그리고 마티니. 솔직히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반주로 마티니를 마셔볼까 싶었다.


이상 나의 소박한 먹부림 기록이었다. 

촬영: 2019년 6월 5~6일, 스페인 바스크 지방 빌바오, 나의 iPhone XR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다. 산세바스티안은 휴양지로도 유명하면서 스페인 최고의 Pintxo(핀초)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코스에 넣은 가장 큰 이유가 된다. 핀초, 혹은 타파스는 사진들에서 볼 수 있듯 작은 접시 단위로 나와서 다양하게 골라 즐기는 재미가 있다. 


 

숙소 근처의 한 핀초 바. 점심 늦은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짐 풀고 빨래 돌리고 나서 핀초 투어를 개시했다.


산세바스티안 구시가지. 본격적인 시작이다. 

간단한 메뉴들로 시작한다. 스페인식 Tortilla와 Boquerone(올리브 오일과 식초에 절인 멸치)


치즈와 bell pepper가 들어간 간단한 샌드와 크로케타. 가게가 어디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ㅠㅠ


새우 Pintxo로 유명하다. 금방 구워서 내놓는다. 


이곳도 굉장히 유명한 가게고 사람도 많은 편이다.

송아지 스테이크 pintxo


아침의 커피. 

Sakona Coffee Roasters의  핸드드립(Filtered) 커피. 웬만하면 로스터리 카페는 믿고 마시는 편인데, 아쉽게도 이 카페는 지금은 문을 닫은 상태라고 한다...


아이스크림 잘 하는 집. 구시가지 접어드는 대로변에 있다. 핀초 즐긴 뒤 디저트로 딱이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기억나진 않는데, 아무튼 핀초 바가 구시가지에 이렇게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적당히 구글링하고 평점 찾아가면서 들어가면 평타 이상은 확실히 된다. 이곳만 돌아봐도 산세바스티안 여행의 절반 이상이고, 먹고 해변 한가하게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찾아갈 만 한 도시다. 

이렇게 스테이크도 조금씩 먹어볼 수 있고...


Paco Bueno의 유명한 새우튀김과 Txakoli. 차콜리는 바스크 지방 특산의 화이트와인으로, 새콤하고 드라이하며 도수가 높은 편은 아니다. 애주가는 아니어도 매력이 확실한 술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 마지막 밤의 맥주. 


촬영: 2019년 6월 2~3일,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나의 iPhone XR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제목은 그렇게 달아 놓았지만, 사실 마드리드에서는 이틀을 꽉 채워 머무른 뒤 사흘째 아침이 되어 떠났기 때문에 뭔가 많이 먹고 다니진 않았다. 그리고 호스텔 주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니 밖에서 먹은 것은 더 얼마 되지 않는다.


첫날 점심. 가격대비 훌륭한 타코 가게다. 무얼 먹을까 구글 지도로 한참을 검색하다가 딱 눈에 들어왔다. 


타코를 개당 1.5~2.5유로 사이에 골라 먹을 수 있다. 친절하고 편안한 분위기였고, 재료들이 부드럽게 잘 섞이는 느낌이었다. 패스트푸드 체인보다 싸게, 나름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타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 할 것 같다. 아직 한국인 리뷰를 찾은 적은 없는 것 같다. 


Mesón del Champiñón.

이곳은 이미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다. 당시 마드리드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이었던 친구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살짝 짭짤한 맛에 버섯의 향이 잘 살아 있는, 이곳의 대표 메뉴. 


그리고 이제 나의 요리 시간. 전날 버스에서 다운받아 놓은 넷플릭스의 요리 다큐멘터리에 티카 마살라가 나오길래... 닭가슴살을 마트에서 싸게 한 팩 사서 두 번 구워 먹었다. 향신료 팬에 두고 뚜껑 덮어서 향 입히면서 자체 수분으로만 구워 줬다. 이렇게 두 끼 먹는 데 한 5유로나 들었나...

이건 첫날. 이때 연습이 되어서 그런지...

둘째날 버전. 엄청나게 잘 됐다. 챔스 결승 보기 전에 한 끼. 뭔가 여행에서 다이어트 식단을 하는 기분이지만... 다음 도시에서 맛있는 것을 원 없이 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커리 소스. 음식 사진은 가까이서 찍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만 짧게 줄이고, 마드리드 숙소 얘기와 Renfe 이야기를 다음 포스팅에서 풀어놓을 예정이다. 

촬영: 2019년 5월 31일~6월 1일, 나의 iPhone XR

To be continued...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좋은 풍경과 함께 여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먹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검색하고 발품을 팔아 맛있는 것을 찾아다녔다. 주로 구글 지도의 별점을 바탕으로, 영문 자료 위주로 검색했다.
여행 초반이라 체력이 남아돌아 언덕 가득한 리스본을 하루에 25km씩 걸은 만큼, 맛있는 것을 많이 찾아다녔다. 나름 화려한 혼밥의 기록이다.


포르투갈 리스본
촬영: 2019.5.24~27


자정이 다 되어 리스본에 도착해서 다음날 아침, 무슨 생각이었는지 시내부터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지 않고 기차부터 올라탔다. 신트라와 호카 곶을 여행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오전에 신트라에서 페냐 성과 무어 인의 성 두 군데를 방문한 후 호카 곶을 향하는 버스를 타기 전에, 신트라 역 뒷골목의 식당을 찾았다.

Bacalhau a bras를 선택했다. 양파와 튀긴 감자, 바깔라우(염장 대구)를 잘게 썰어 볶아낸 것에 달걀이 들어간다. 양파와 감자볶음에 짭조름한 대구 맛과 달걀의 부드러움이 살짝 더해진다. 화려하진 않아도 무난하게 맛있다.


유서 깊은 카페라고 한다. 에스프레소를 시켰다.
나름 커피 매니아에 가까운 편이라 여행 중에는 한국에서 쉽게 찾지 못하는 에스프레소를 마음껏 즐길 생각이었는데, 시작이 썩 좋은 기억은 아니었던 것 같다.
커피 취향 탓인지, 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인지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은 쓴맛만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이 많았던 가게였는데 기대 이하였다.
내 모카포트로 뽑은 커피나 네X프레소만도 못한 느낌.
물론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Pastel de nata. 이곳은 큰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갔다. 하나당 1.1유로. 취향에 따라 슈가 파우더를 뿌릴 수도 있고, 안 뿌릴 수도 있다. 커피가 들어가지 않으면 덜 깬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카페인 의존 증상이 있는 나는 역시 에스프레소를 곁들였다. 커스터드 크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에스프레소는 최고의 조합이다.


메트로 Verde선의 종점인 Cais do Sodre역을 나오면, 히베이라(Ribeira) 시장에 위치한 타임아웃 마켓을 찾을 수 있다. 여행 잡지인 타임아웃은 이 여행을 준비하는 데도 꽤 도움을 준 컨텐츠 중 하나인데, 그 잡지사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렇게 참여하게 된 것이다. 마켓 안의 여러 음식점에서 주문한 음식을 받아 와서 중앙의 테이블에 앉아 먹으면 된다. 시내의 여러 유명한 레스토랑들을 모아 놓은 것 같다. 가격대가 약간 있지만, 높은 확률로 맛있는 것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인정.

연어 타다키. 겉면만 살짝 불로 익혀 훈제연어 비슷한 향이 나고, 나머지는 연어회다. 일본풍의 간장소스에 쪽파가 올라가 있다.

Super Bock 생맥주. Sagres와 함께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맥주라고 한다. FC 포르투, 스포르팅의 셔츠 등에서 본 적 있는 이름이다.

포르투갈에 왔으니 문어를 먹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문어를 올린 오픈 핫도그를 골랐다. 채소가 조금이라도 들어 있는 것을 골라 보려고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결론은 이쪽으로... 구운 문어에 곁들여진 소스가 알리올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평소 마요네즈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도 꽤 맛있게 느껴졌다.

문어를 살짝 잘라내고 찍은 확대샷. 이쪽 동네 문어는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있는 것과 달리 베어물면 탱글한, 쫄깃한 저항감 없이 그냥 부드럽게 무너진다. 가격이 만만한 편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보람은 있는 맛이다.

Manteigaria의 pastel de nata. 이곳 역시 유명한 집이다. 타임아웃 마켓에 분점이 있다. 벨렝의 그것보다는 조금 더 단 것 같은 느낌이다. 기분 좋게 디저트로 하나를 먹었다.


아침에 상 조르제 성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알고 보니 나따로 상도 받은 유명한 집이었다. Manteigaria보단 약간 덜 달고 Belem보단 좀 더 달았다. 내부도 깔끔하고 공간도 널찍하다.


뭐 이런 데 식당이 있나 싶었는데...

새삼 인터넷이란 것의 힘을 느꼈던 골목길 안의 레스토랑. 벽에 가득한 낙서에 한국말이 꽤 있었다. 사실 이 글 쓰면서 이 집이 '짠내투어'에 소개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Tu e eu의 2호점은 리스본 대성당 주변 골목 저 깊은 곳에 있다. 지도에 찍고 골목 계단을 요리조리 지나 찾아가면서도 참 어떻게 이런 데 식당이 다 있지 생각했었다. 2호점은 호스텔과 함께 있다. 이곳에서 주문한 메뉴는 문어 샐러드. 부드러운 문어와 양파, 토마토, 피망 정도가 들어 있는 것 같다. (오이 헤이터로서 매우 감사한 일이다)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여름과 아주 잘 어울렸다. 리스본에서의 식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Tu e eu는 '너랑 나'라는 뜻의 포르투갈어다.


리스본을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였다. 점심을 여기서 먹고, 바로 앞 산타 아폴로니아 역에서 지하철로 오리엔트 역까지 이동한 뒤 거기서 기차를 타고 포르투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트렁크 끌고 들어갔는데 식사할 동안 친절하게 잘 보관해 줬다.
아무래도 칼로리가 가득해 보이고 풀이라곤 보이지 않는 메뉴긴 했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소박한 식당이다. 그릴에 직화로 구워 불 향이 배고 기름이 잘 빠진 돼지고기가 훌륭했다. 생각해 보니 리스본에서 유명하다는 정어리 구이를 먹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이 집은 생선구이도 잘 한다는 리뷰가 많았다.


아무래도 거의 모든 끼니가 혼밥이다 보니 다양한 메뉴를 맛보기에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첫 도시에서 쌩쌩한 에너지로 발품을 판 만큼, 충분히 로컬한 곳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언제 또 여행을 갈 수 있으려나...

다른 도시에서의 먹부림 사진들 역시 풀어 볼 생각이다. 음식이 특히 기억에 남는 몇몇 도시들이 있다.

To be continued..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