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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것은 '힙'인가 확 깨는 것인가. 스폰서 YouTube TV 때문이다. 

2018년 창단된 MLS의 로스앤젤레스 FC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유니폼이다. MLS는 아디다스와 일괄 계약된 상태로 킷 서플라이어는 당연히 아디다스. 2019년 여름 이베이에서 굉장히 싸게 건져왔다. 

전면샷.

약간의 패턴이 들어간 위에 문제의 그 스폰서.

구단 모토인 Shoulder to Shoulder가 목 라인에 들어가 있다. 

기본 부착되어 제공되는 MLS 패치. 바느질되어 있다. 딱히 선수지급용을 구해 열부착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그냥 두기로 했다. 

재활용 소재를 통해 만들어졌음을 알리는 제품 태그와 공식 굿즈임을 알리는 태그. 

창단 이래 지금까지 주장이자 에이스로 맹활약 중인 카를로스 벨라. 아스날과 소시에다드에서 뛰었고, 서른 살이 되기 전에 다시 대서양을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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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목표물은 98년 월드컵 버전 지단이었는데, 합리적인 가격의 00년 지단이 이베이에 등장해서 냉큼 물었다. 보스니아 셀러에게서 구매했고 배송조회도 쉽지 않더니만 어느날 우체국에서 집에 놓고 갔더랬다. 

그리고 첫 실착을 위해 세탁을 했는데...

2도마킹의 흰 부분이 죄다 떨어졌다... 흰 부분만 따로 구하기도 뭐해서 그냥 탈착하기로 결정했다. 레플 수집을 하면서 언젠가 한 번쯤은 탈착에 손을 대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하필이면 큰 맘 먹고 모셔온 지단일 줄은......

급히 다이소에 가서 접착제제거제를 3개 샀다. 딱 적당한 수량이었다. 

뒤집은 상태에서 네임셋의 윤곽을 따라 작업을 시작했다. 제거제를 부분부분 뿌리면서 네임셋을 카드로 긁어냈다. 

일차적으로 이 정도 떼어냈다. 세탁 후 남은 것을 더 긁어내기로 했다. 

한 번 더 작업을 거쳐 어느 정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크게 티 나지 않을 정도까지 작업이 됐다.


탈착한 셔츠를 다시 꾸며 주기 위해 김씨네에서 유로 2000 패치와 새 네임셋을 구매했고, 셔츠를 택배로 보내 프린팅 서비스를 받았다. 

결과물은 이렇다.

앞면

뒷면.

유로2000 패치.

앞면 네임셋 클로즈업

기존 붙어있던 네임셋과 크기가 약간 달랐던 모양인데, 어쨌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작업되긴 했다. 

첫 탈착이 성공적이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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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및 오역 주의)

축구계는 슈퍼리그를 반대했던 것처럼 인종차별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

 

아침이 밝자 잉글랜드의 '빅6' 클럽들은 마치 추잡한 불륜을 현장에서 들킨 사람마냥 슈퍼리그에서 48시간도 안 되어 발을 빼야 했다.

잉글랜드의 리그와 협회, 정치인, 방송인, 서포터들은 전례없는 단결력을 보여주며 축구를 구하기 위한, 아니, 12개 클럽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계획을 저지했다. 상의한 적도 동의한 적도 없는 일에 대해 선수들은 확고한 입장을 취했고 감독들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그들의 구단주들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자 이 모든 일이 뻔뻔한 권력 추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 준다.  

이틀 전 짜잔, 하고 슈퍼리그가 나타났다. 팬에게 가장 훌륭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전체 축구계에 돌아가는 연대기여금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기만적인 주장과 함께. 

지난 이틀은 축구계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몰아내기 위해 강력하게 뭉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슈퍼리그에 맞선 단합은 공격적이었다. 자국 리그 및 유럽대항전에서 축출, 소속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배제, 법적 대응과 "입법 폭탄"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탐욕스러운 행동을 막고자 한 의지를 보여 준 것이다. 규탄 성명문이나 해시태그, 구호, 드물게 있는 솜방망이 징계가 아니라 "진짜" 행동이었다. 힘을 확인했고, 축구라는 스포츠가 갖는 대의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받아들였다.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지난 월요일 밤 리즈 유나이티드의 스트라이커 패트릭 뱀포드가 정확히 짚어낸 대로, 이 에너지는 인종차별을 비롯한 축구계의 병폐를 몰아내는 데 그대로 쓰여야 한다. 

"누군가가 재정적 타격을 입는 것에 대해 이렇게 큰 분노가 쏟아지는 것은 놀랍습니다. 인종차별처럼 잘못된 일에도 이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단지 짧은 두 문장일 뿐이었지만 뱀포드의 말은 축구계를 넘어 전 세계에 울림을 준다.


우리는 그동안 뿌리깊은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해결보다는 완화 조치를 취하는 정도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별안간 새로운 공공의 적이 나타났고 강력한 연합 전선이 형성되는 것을 목격했다.  

UEFA, FIFA, 유럽의 주요 리그들, 스카이스포츠와 BT 스포츠를 비롯한 여러 주체들은 슈퍼리그의 등장으로 직접적인 재정적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슈퍼리그는 분명히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복잡한 문제고 그 각각에 대해 설명하자면 길다. 그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부인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이 폐쇄적인 리그를 통해 축구계를 구해내겠다고 주장한 것마저도 이익이라는 현실적인 동기에서다. 슈퍼리그에 대해 이렇게 즉각적이고 강력한, 집단적인 반응이 나온 것은 그저 축구의 온전함과 그 정신을 지키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반응이 틀린 것은 아니다. 숨은 동기가 무엇이었는지와는 큰 상관 없이 맞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제 무엇이 유해한 문제인지 알았고 그쪽으로 분노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들과 그들의 스타 방송인들은 축구가 팬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는데, 그렇다면 이제는 그들이 매기는 높은 구독료와 이상한 경기 킥오프 시간(아시아 시간을 고려해 정오 킥오프 등)에 대한 분노를 (다른 곳, 예컨대 중계권료가 폭등하도록 한 주체들) 돌려 보는 것이 어떨까? 예컨대 그들이 구단주들의 잘못된 경영 행태에 대해 내놓는 불만에 "그럼 니들이 구단 인수하던가" 식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들이 팬들을 구하러 등장한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라고 믿는 리그와 협회라면 이제 더 공정한 티켓 가격을 보장하고 컵대회 결승전 입장권이 양 팀 서포터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주체인 영국 정부는 이번 슈퍼리그 건이 큰 이슈가 되면서 그들의 실정이 가려지고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데 반색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축구계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유한 구단주들이 유서깊은 축구를 훼손해 사리사욕을 채우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들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영국 축구경찰대(UK Football Policing Unit)가 축구 관중들을 잠재적인 소요사태 위협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것과 같은 조치는 환영할 만 하다. 

그리고 우리는 FIFA와 UEFA가 부패했다는 것 역시 잊지 않고 있다. 인권탄압으로 악명이 높고 동성애를 금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는 카타르에서 FIFA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또한 UEFA가 새로 내놓은, 100경기 이상 늘어난 챔피언스리그 확장 개편안 역시 끔찍하다. 진출에 실패한 팀 중 유럽 클럽랭킹 기준 상위 두 팀을 구제하는 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축구와 도박 산업과의 건전하지 못한 관계를 비롯해 바로잡아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무엇보다 지난 이틀 동안 축구계는 인종차별에 대해 진짜로 강경하게 나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심지어 선수들이 슈퍼리그에 찬성하지 않았어도 그들이 슈퍼리그 참여 구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대표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을 정도다. 

UEFA는 슬라비아 프라하의 온드레이 쿠델라가 레인저스의 글렌 카마라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데 대해 10경기 출장정지 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들이 매길 수 있는 최소한이었다. 쿠델라에게 '원숭이'라는 모욕을 들은 카마라는 격분해 쿠델라에게 보복했고, 그도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쿠델라에게 내려진 징계 수위가 약했다는 반발과 함께 카마라에게도 징계가 주어진 데 대해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UEFA 이사회 구성원 중 하나인 알렉세이 소로킨은 이것이 논란이 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시간 낭비?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솜방망이 징계를 비판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을까? 피해자에게도 내려진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떻게 시간 낭비인가? 책임있는 이들에게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지 따져 묻는 것이 왜 사소한 것으로 호명되어야 하는가?

인종차별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은 이제 용인될 수 없다. 허울뿐인 캠페인보다도 "입법 폭탄", 추방, 유의미한 출장정지와 벌금이 필요하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하는 것처럼 그들의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차별 행위에 대해 비난하는 반응을 내놓아야 한다. (옮기면서: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카카오 등을 보면 적극적으로 차별에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트위터는 그나마 좀 적극적인 편인 것으로 보이고...)

금전적 문제가 걸린 저작권 침해는 범죄로 다뤄진다. 하지만 인격모독과 저주는 온라인에서 여전히 횡행한다. 우리는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것처럼 다뤄지는)' 인종차별이나 경기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죽음, 성소수자 혐오나 성차별을 비롯한 문제들에도 같은 잣대와 대응을 요구한다. 축구가 창출하는 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축구와 그를 향유하는 사람들에 진짜로 신경쓰고 있음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축구계가 얼마나 빠르고 단호하게 해악을 공격해 몰아낼 수 있는지를 이번에 확인했다. 

우리는 이제 (이미 부유한 자들의 주머니를 더욱 채우기 위해 설계된 것들보다도 훨씬 심각한) 다른 모든 해악들에 대해서도 같은 대응을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원문: Football must show racism the same opposition as the Super League | The In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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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창설 및 참가를 발표한 클럽들은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을 스스로 "Leading" 클럽들로 호명했고, 이 행보는 시장을 선도하는 클럽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그들의 계급을 공고히 하고 싶어 하는 욕망과 오만함을 훨씬 더 크게 부각시킨다.

그들이 거대한 클럽으로 발돋움한 데는 물론 자본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자본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그들이 속한 시장과 시스템 때문이라고 하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 시스템 속에서 그들이 제공하는 축구로 가꿔 온 전세계적인 규모의 시장과 생태계는 지금까지 결코 이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할 순 없겠으나 분명히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직간접적인 혜택이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 지금의 빅리그들은 여러 클럽들이 가치를 올려 거액의 중계권료 계약을 맺고 스폰서를 유치할 뿐 아니라 전체 시장을 움직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선수와 구성원, 팬이 유입 및 충원되도록 하면서 지속되어 온 것이다. 이번 슈퍼리그 창설에 가담한 클럽들은 자신들이 속한 리그, 나아가 전세계 축구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원이자 그 정점에서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이들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도 산업이고 시장이니 돈이 중요치 않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상황의 악화나 FIFA와 UEFA의 무리한 대회 확장 시도 등은 이를 부채질한 요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들끼리 폐쇄적인 리그를 만들어 독점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축구계 전체에서 그들이 누리고 있는 명성이나 지위가 어떤 배경 위에 존재하는지를 완전히 망각하고 축구라는 전세계적 인기 스포츠의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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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당시 홈 경기장이었던 비센테 칼데론 투어를 하고 나서, 점심 먹고 곧장 베르나베우로 향했다. 당시 프로그램상 일요일만 100% 자유로웠고, 두 번의 주말 중 한 번을 이렇게 축구에 쏟아보기로 했다.


표지판에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가는 길이라고 적혀 있다. 

웅장한 외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네 귀퉁이에 모두 저렇게 나선형 통로의 탑이 있다. 지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대규모 증개축 공사 중이다. 내가 바르셀로나의 팬이긴 하지만 최신식으로 완공된 베르나베우를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아이폰 월렛에 티켓을 담았다. 가격이 만만찮았다. 

7월 중순이라 한창 햇빛이 따가울 때였다. 건조한 습도에 대략 38도 언저리까지 오르는 날씨가 매일 반복되는 탓에(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하는 날씨다) 시즌이 끝난 이때의 잔디 상태는 썩 훌륭하지 않다. 저기 보이는 줄을 따라 관객들도 베르나베우의 잔디를 밟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사진은 베르나베우의 3층 스탠드에서 찍었는데, 캄 노우 이상으로 스탠드 경사가 엄청나다. 

박물관. 어느 클럽의 박물관보다도 화려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팀이다. 

레전드, 갈락티코의 중심, 그리고 이제는 감독인 지네딘 지단이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다. 

이건 좀 부럽다. 인정. 

그리고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로서의 그를 좋아하진 않지만, 훌륭한 커리어는 충분히 인정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나라의 언어로 환영한다고 적혀 있는 계단. 전체적으로 흰색과 검은색을 활용해 내부가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다. 

리노베이션 후의 모습이라고 한다. 개폐식 지붕에 외부의 벽이 미디어 파사드로 처리된다고 한다. 

잔디로 내려와서 카메라를 한껏 아래로 내려서 올려다보는 각도로 찍었다. 좋아하는 각도다. 

벤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카시트가 설치된 경기장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곳도 그렇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한때 내가 참 좋아했었고, 이젠 애증을 거쳐 싫어하는 마음이 좀 더 많이 남은, 그럼에도 위대한 선수.

이때 새 10번을 모드리치가 차지했었다. 원래 하메스의 자리였는데, 아마 이날이 바이에른 임대가 발표된 날이었던가...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흔적을 빨리도 뺐다고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다닐루가 유벤투스로 가면서 이 자리도 마찬가지. 비시즌인데도 참 일처리가 빨라...

메가스토어로 나오면서 한 장. 세계적인 클럽답게 스토어 역시 아주 화려하고 컸다. 이 푸른색 네임셋이 맘에 들어서 잠깐 혹했으나 내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사는 일은 아마 영원히 일어나지 않겠지...


촬영: 2017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비축해둔 스타디움 투어 사진이 다 떨어졌으므로 언젠가 또 여행을 떠나는 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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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서 경기장으로 나왔다. 

2층 스탠드가 있고 코너 플래그 쪽은 전광판 뒤로 스탠드가 연결되지 않고 뚫려 있다. 한쪽 관중석의 일부만 지붕으로 가려진다. 

마드리드는 지역 날씨가 거의 건조기후에 가까워서 이렇게 스탠드 지붕에 대한 필요가 크지 않은 것 같다. 중계로 볼 때 햇빛이 들 때나 해가 질 때쯤의 풍경이 참 좋은 경기장이었던 것 같다. 2층의 스탠드 위로 스카이 박스와 조명이 설치된 것을 알 수 있다. 관중석 색깔 역시 아틀레티코 고유의 줄무늬(붉은색과 흰색이라는 뜻으로 Los rojiblancos로 불리기도 하고, 침대 매트리스라는 뜻의 Colchoneros로 불리기도 한다)와 하의 색깔이었던 푸른색이 들어가 있다. 약간 오래된 경기장의 티가 나긴 하지만 이 경기장에 관중이 가득 들어찼을 때, 홍염이 터질 때의 풍경은 정말이지 뜨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리그 경기가 끝난 그라운드. 지금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의 관중석 색이 붉은색인 것을 생각하면 이 푸른색의 포인트가 새 경기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좀 아쉽긴 하다. 

스탠드 경사면 아래에 있는 것 같은 기자회견장. 딱 봐도 오래된 티가 좀 난다. 레알이나 바르셀로나, 다른 최신식 구장을 갖춘 팀들의 기자회견장과 일단 사이즈에서부터 차이가 좀 있다. 아마 이 자리에서 시메오네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기자회견을 수없이 가졌을 것이다. 

빈 드레싱룸. 비시즌이기도 하고, 이미 마지막 경기가 끝난 상태여서 휑하다. 선수 자리를 나타내는 셔츠도 걸려 있지 않다. 현재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는 이보다 훨씬 크고 현대적인 드레싱룸을 갖추고 있다. 

마커가 지워진 흔적인데, 아마 시메오네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의 글씨가 아닐까. 라울 히메네스, 니코 가이탄, 가비, 티아구 멘데스 등의 이름이 보인다. 경기장 레이아웃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화이트보드에 직접 그려 가며 열정적으로 지시했을 스태프의 모습이 왠지 그려지는 것 같다. 

다시 경기장 안. 골대 뒤쪽에서 찍었다. 

마드리드 지역의 맥주 브랜드인 Mahou cinco estrellas. 시내 어느 바에서나 찾을 수 있는 지역 대표 브랜드인 것 같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도 마오우의 로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경기장 투어 티켓. 경기장의 옛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되어 있다. 약간 오래되긴 했고, 증축에 제한이 있다는 사정 탓에 최신식의 새로운 홈 경기장으로 옮긴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왠지 아쉽기도 했다. 그만큼 이곳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이날 오후 둘러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는 아주 다른 매력이랄까. 이 경기장이 문을 닫기 직전 마드리드를 방문해 이렇게 투어로 기억을 남길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촬영: 2017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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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유난히 검은색과 금색을 조합한 예쁜 셔츠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아약스의 챔피언스리그용 써드 셔츠나 바르셀로나의 어웨이 셔츠가 대표적인데, 올 시즌 나의 눈을 사로잡은 셔츠로는 이 웨스트햄의 셔츠도 있었다. 

엄브로에서 제작하는 셔츠고, 웨스트햄 공식 홈페이지 쇼핑몰을 통해 직구했다. 배송받는 데 한 3주 좀 넘게 걸렸다. 베팅회사 스폰서가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스폰서 없는 옵션을 선택했다. 가격은 동일했다.

엄브로 태그. 요즘 가장 디자인을 잘 뽑아내는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웨스트햄의 Claret색이 태그에서부터 잘 녹아 있다. 

자수로 된 엄브로 로고. 금색의 톤이 막 튀진 않으면서 고급스럽다. 

125주년 기념 엠블럼. 몇 년 전 좀 단순하게 바뀌었다. 조선소에서 기원한 팀의 정체성을 간단하게 나타낸 좋은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교차된 망치다. 셔츠의 전체 톤에 맞춰져 있다. 

L사이즈(대략 105). 아시아만 XL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그렇게 마음에 들진 않는다. 

엄브로 정품임을 알려주는 태그가 이 옆구리 쪽에도 작게 달려 있다. 폰트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등 쪽에 있는 유일한, 단 하나의 포인트. 

패턴으로 망치 문양이 들어가 있다. 

올 시즌 엄브로의 기본 템플릿이다. 일상에서 후드 위에 실착하기 좋아 보인다. 

블랙과 골드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세 개를 쭉 늘어놓으니 예쁘다. 차례대로 웨스트햄의 20~21 3rd, 바르셀로나의 20~21 원정, 그리고 LAFC의 첫 두 시즌 2019~20 홈 킷이다. 각자 골드의 톤이 살짝 다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셔츠에 부착되는 대로, 리그 패치와 No room for racism 패치를 직접 다리미로 부착했다. 모두 오피셜 제품이다. 

스폰서 없는 버전을 택했기 때문에, 반대편 소매에는 따로 작업을 하지 않았다.

리즈 원정에서 입었던 모습. 스폰서가 있는 버전도 꽤 예뻐 보인다. 지금 이 셔츠에 대한 추가적인 고민이 하나 생겼는데, 맨유에서 임대로 합류한 제시 린가드의 11번을 등에 마킹할까 생각 중이다. 린가드의 최근 활약도 꽤나 쏠쏠해서 더 마음이 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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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atan Ibrahimovic’s pursuit of personal capital reaches new level | Zlatan Ibrahimovic | The Guardian

지난 포스팅에서 이어서...

Zlatan Ibrahimovic’s pursuit of personal capital reaches new level | Jonathan Liew

The biggest compliment you can pay the veteran Milan striker is that sometimes he is almost as good as he says he is

www.theguardian.com

 

 (번역) 즐라탄의 개인적 자본 추구는 새로운 경지에 다다랐다

Guardian, Jonathan Liew / (의역 및 오역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자신이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마 자기 자신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즐라탄은 현대 축구 최고의 선수들 중에서도 유별난 구석이 있는데, 이는 그의 필드 위 업적보다도 그의 입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들 때문인 부분이 있다. 아마 축구선수 즐라탄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그가 그 자신을 평가하는 것만큼이나 훌륭한 선수였던 시절이 있었다는 말일 것이다. 17년 전 아약스 시절의 그 유명한 단독 돌파 득점이나,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라이언 쇼크로스를 압도했던 것, LA 갤럭시 데뷔전에서 빈 골대에 넣은 골. 모두 잊지 못할 찬란한 기억들이다. 그뿐이다. 그가 자신이 잘 하는 것에서 주제넘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데 진심이라면, 아마도 그 분야는 축구 대신 자신이 독보적인 분야인 '3인칭으로 자화자찬하기'가 아닐까. 

즐라탄은 최근 인터뷰에서 르브론 제임스에 관한 질문을 받자 "저는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정치 얘기를 하는 건 싫어요. 잘 하는 것이나 집중해야죠. 저는 축구를 가장 잘 하기 때문에 축구를 하고, 정치인은 아니거든요. 제가 정치인이라면 정치를 하고 있겠죠."라고 답변했다.

즐라탄의 말은 최소한의 어떤 검토도 없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스포츠와 정치는 처음부터 서로 얽혀 있는 관계였다. 초창기 스포츠는 통제의 수단이었고, 변화의 동력이었으며, 권력의 표출이자 저항의 표현이기도 했다. 마커스 래시포드, 콜린 캐퍼닉, 오사카 나오미, 르브론 제임스까지, '운동선수이자 활동가'인 이들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문화에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 모두 아는 얘기다. 즐라탄 역시 그렇다. 그는 역대 운동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이로 무하마드 알리를 꼽으며 "그가 링 안팎에서 한 일들"을 이유로 들었다. 어쩌면 이 역시 즐라탄이 '선동가'이자 '명언 제조기', '또라이들의 또라이'(...)로 자신을 브랜딩하는 것일지 모른다. 행간을 읽어내자면, 대상과 타이밍이 우연이 아닌 것 같은 그의 말들에서 아마 어떤 근원적인 욕망을 엿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즐라탄은 왜 이런 입장에 섰을까? 하필이면 왜 지금일까? 첫 질문은 아마 답하기 쉬울 것 같다. 말뫼에서의 유년기로 시작되는 "즐라탄 신화"는 힘과 명성, 부 등 개인의 자본을 추구한 이야기다. 그가 유럽 축구계에서 입지전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만들어온 세계관은 "자신을 믿는다면 해낼 수 있다", "모든 게 나 하기 달렸다"같은 '강한 자기확신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유일한 '사나이'의 그것'이다.

그래서 그의 원더골들이나, 여자 선수들에 비해 남자 선수들이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했던 말이나, 경기 중 상대 선수를 때린 것, 만 서른아홉의 나이에도 뛰고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개인이 자신이 원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그의 강한 신념에서 왔다고 할 수 있다. 그가 PSG에서 뛸 당시, 그는 그가 받던 25만 유로의 고액 주급에 대해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프랑스가 고소득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단주인 카타르 왕실의 도덕적인 문제엔 별 관심 없다고 했다. ("(카타르엔) 서너 번 가 봤는데 꽤 좋더라"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그의 발언들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을 자유지상주의, 개인의 책임을 신성시하는 믿음, 혹은 소외감을 느끼는 십 대 소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은 좋든 싫든 간에 태생이 정치적이다. 즐라탄이 쌓아 온 그의 서사, 그의 세계관과는 반대로, 흑인 인권을 위한 운동은 전세계적이고 광범위한 사회 운동으로 승패의 서사가 뚜렷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가 이러한 대의에 반동적인 사람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운동들은 즐라탄이 모든 것을 정복하는 승자, 주인공이 되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 왔고, 그 자신이 유년기에 인종차별 피해를 겪은 즐라탄은 이 논의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해 좀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그에게 자신보다 좀 더 중요하고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그 자신보다 큰 무엇이 존재한다고 받아들일 지는 분명하지 않다. 


즐라탄의 나이가 마흔에 가까워짐과 함께, 새로운 영웅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역 라이벌 팀 인테르의 로멜루 루카쿠는 자신이 밀라노의 새로운 왕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게임과 룰이 변했다. 스타 운동선수들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 역시 바뀌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운동선수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세상의 불의한 일들에 사람들이 주목하게 만들고, 변화를 지지하며, 그것을 통해 대단한 명성을 얻고 존경받는다. 이브라히모비치가 그토록 갈망하는, 광범위하게 범접할 수 없는 크기의 유산을 남기는 '위대함'의 조건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아마 그래서 즐라탄이 르브론이나 스테판 커리 같은, 운동선수이자 활동가인 사람들을 본다면 그 역시 그가 가지 않은 길, 그로 인해  따뜻한 마음과 그에 따르는 찬사들을 즐라탄이 아닌 르브론이나 커리 같은 선수들이 받고 있는 것으로부터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즐라탄이 경기장 안에서 공과 함께 이뤄낸 업적만으로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위대함이다.


즐라탄과 르브론은 비록 한 종목에서 최고 레벨에 다다른 슈퍼스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배경에서 살아왔고, 이는 아마 그들이 각각 자신이 속한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 글에서 즐라탄의 세계관과 그 서사구조를 짚은 것이 그런 맥락에서라고 생각한다. 다소 도발적으로 들리지만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자의식이 비대한 독특한 캐릭터의 영웅이 그의 세계관과 서사구조가 맞아떨어지지 않는 상황을 만나 불화하는 것까지도 참 즐라탄답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감안할 때 그가 이번에 비판한 제임스와 같은 맥락에서 존경받는 영웅이 될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고, 운동선수이자 활동가로서 영웅이 된 다른 선수들에게 딱히 좋은 감정을 갖지 않는 것은 알겠는데... 최근 그의 언행은 그답지 않게 쿨하지 못하다. 그것은 쿨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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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여름, 스페인 마드리드를 찾았을 당시 주말 아침 시간대를 활용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경기장인 비센테 칼데론을 방문했다. 당시 비센테 칼데론은 막 마지막 라리가 시즌을 마쳤을 때였다.

경기장은 이렇게 만사나레스 강변에 딱 붙어 위치해 있다.

Puerta del Sol 광장에서 50번 버스를 타고 Puente de San Isidro에서 내리면 이곳을 찾을 수 있었다.  

만사나레스 강을 건널 수 있는, Puente de San Isidro. 마드리드가 이베리아 반도 정중앙 부근에 위치한 까닭에, 만사나레스 강은 강폭이 넓은 편이 아니다. 그냥 서울 도림천이나 양재천 정도 사이즈를 생각하면 거의 맞지 않을까. 

경기장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센테 칼데론 경기장. 사이즈가 아주 크진 않아 보인다(그러나 5만 5천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스탠드 아래로 이렇게 도로가 지나간다는 점이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인 것 같다.

강변을 따라 지나는 간선도로가 스탠드 아래로 지나간다. 강과 딱 붙은 위치와 이 도로 때문에 증축이 불가능했던 것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로 옮기게 된 주요 이유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강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사이즈.

주변 주택가에 경기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이런 스티커 붙은 모습이 나름 분위기 있다.


경기장 투어를 시작하기 전 박물관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두 개씩의 유로파리그와 슈퍼컵 트로피가 있었다. 내가 방문한 시점이 2017년 7월이었으니, 17~18시즌 우승컵은 아직 없는 상태. 

이것은 아마...2013년 코파델레이 결승전 우승 당시 코케가 입었던 셔츠와 축구화로 보인다.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이 셔츠를 비롯해 주요 선수들의 클럽과 국가대표 셔츠를 찾는 재미가 있다. 

아틀레티코 공격수 계보의 중요한 한 사람, 바로 페르난도 토레스다. 셔츠 디자인에서 2002~2004년 셔츠임을 알 수 있는데, 아마도 국가대표팀 데뷔전 셔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왼쪽은 아마 2012~3년경의 후안프란 셔츠인 것 같고...

핵심 선수로 활약했고, 지금은 장기집권 감독이 된 디에고 파블로 시메오네의 셔츠. 올드팬은 아니라 그런지 내겐 까만 셔츠를 입은 감독 시메오네가 좀 더 익숙하게 느껴진다. 

13-14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던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디에고 고딘의 셔츠와 축구화. 고딘과 히메네스, 좀 더 과거의 포를란, 그리고 지금 뛰고 있는 수아레스나 임대로 합류한 루카스 토레이라까지, 이 팀이 생각해 보면 우루과이 선수들과의 접점이 많다. 

선수단 사인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인이 들어가 있다. 교황님 역시 축구팬으로 유명한 분이다. 아주 좋은 선물이 아니었을까.


박물관 사진은 이쯤 보고, 다음 포스트에서 경기장 안쪽으로 들어가 볼까 한다. 

2017년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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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latan's attack on LeBron James echoes the hypocrisy of the American right | Etan Thomas | Sport | The Guardian

르브론 제임스에 대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공격은 미국 우익의 위선과 일맥상통한다.

Etan Thomas는 전 NBA 선수이자 사회 운동가, 연설가다. 

발번역과 의역이 많을 수 있습니다

 

 

르브론이 사회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대한 즐라탄의 비판은 운동선수들의 '목소리 내기'가  '보수'들이 '허락하는' 안전한 이슈에 대해서만 가능하다는, 흔한 폭스뉴스식 이중잣대와 같다. 

흑인 역사의 달의 마지막 즈음, 이번 시즌 밀란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스웨덴의 슈퍼스타 공격수 즐라탄은 르브론 제임스가 자신의 세계적 영향력을 미국의 사회 문제들을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르브론은 NBA 선수들 중 경찰 폭력, 인종차별, 불평등에 맞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앞장서서 발언하는 선수다. 이는 그를 위대한 운동선수이면서 활동가인 빌 러셀, 무하마드 알리, 카림 압둘자바, 존 카를로스, 토미 스미스, 마흐무드 압둘라우프, 크레이그 호지스와 콜린 캐퍼닉과 같은 반열에 놓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즐라탄은 이것이 르브론이 할 일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스웨덴 매체 '디스커버리+'와의 인터뷰에서 즐라탄은 자신의 종목을 넘어서 사회 이슈에 관해 의견을 개진하는 데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활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저는 르브론을 좋아합니다. 그는 끝내주는 농구선수죠. 근데 저는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정치 얘기를 하는 건 싫어요. 잘 하는 것이나 집중해야죠. 저는 축구를 가장 잘 하기 때문에 축구를 하고, 정치인은 아니거든요. 제가 정치인이라면 정치를 하고 있겠죠. 이것이 유명해진 사람들이 하는 첫 번째 실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괜히 잘못할 위험에 빠지느니 어떤 주제들에 대해서는 얘기하는 것을 피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금요일 포틀랜드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르브론은 '절대 침묵하지 않겠다'며 받아쳤다. 그는 "잘못된 일에 절대 입 닥치고 있지 않을 겁니다. 저는 저의 배경에 대해 말하고, 평등, 사회 정의, 인종차별, 투표억압과 같이 우리 사회의 이슈들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제가 그 커뮤니티의 일원이었고, 그것을 경험했고, 그런 일들이 계속되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제가 세운 학교엔 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다니고 있고, 똑같은 일들을 겪고 있는 그 아이들에겐 목소리가 필요해요. 제가 그들의 목소리가 되고, 제가 속한 그 사회뿐 아니라 미국, 그리고 전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그런) 일들을 알리기 위해 제 영향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

거기서 멈추지 않고 르브론은 즐라탄이 스웨덴 미디어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고 이것이 인종차별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던 3년 전 '카날 플뤼스' 인터뷰를 상기시켰다.

"그는 스웨덴에서 똑같은 얘기를 했어요. 그의 성이 다른 많은 스웨덴 사람들과 달라서 차별받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정중히 말씀드리는데, 그게 저한테 할 말은 아닌 것 같네요. 저는 제 할 일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아마도 즐라탄이 LA 갤럭시에서 뛴 2년 동안 폭스뉴스를 너무 많이 봤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말은 르브론에게 "닥치고 드리블이나 해"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비판받았던 보수 성향 평론가 로라 잉그레이엄의 그것과 오버랩된다. 운동선수들이 의견을 내는 것은 '그들(보수)도 동의하는 의견을 내거나,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의견'일 때만 괜찮다는 얘기다. "닥치고 드리블이나 해"는 로라 잉그레이엄과 그가 대변하는 미국 우익의 민낯을 까발리는 표현이다.  이러한 이중잣대는 작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NFL과 대학풋볼의 레전드 허셸 워커가 연사로 초청받은 데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워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고, 이 연설에서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변호했다) 그러나 운동선수들의 주장이 그들(보수우익)의 것과 배치된다면, 그때는 그저 '닥치고 드리블이나 해', 또는 즐라탄의 말을 빌리면 '잘 하는 것이나 집중해'라는 것이다. 르브론은 즐라탄이 자신의 인종차별 피해에 대해 말하는 데는 별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게 위선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해 두자면, 르브론이 운동선수들, 활동가들과 연대해 비무장 비백인에 대한 경찰의 살인과 폭력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보다도 기본권 보장에 대한 요구다. 이는 인종과 국적, 출신, 배경, 종교와 직업, 지위와 무관하게 누구나 도덕적인 용기를 따라 지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처럼, 침묵이 곧 배신인 때가 온다. 


선수로서 즐라탄은 나 역시 꽤 좋아한다. 40대에 근접한 나이에도 빅리그, 상위권에서 통하는 실력은 프로페셔널로서의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한다. 꾸준히 인간계 최강을 넘봤던 그의 실력,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다소 자의식과잉처럼 보였어도 그런 점들을 '독특한 캐릭터'취급하며 잠시 외면할 수 있도록 해 준 것도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선수 르브론에 대해서는 업적과 별개로 불호에 가까운 입장이고, 홍콩 민주화 시위 국면에서 상업적인 이유로 다른 이슈에서 적극적인 그답지 않은 비겁함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점도 알고 있다. 항상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즐라탄이 그를 비판하면서 쓴 표현들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르브론은 비록 선택적이고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받지만 자신의 영향력과 책임을 인지하고 그 사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적어도 그런 척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즐라탄의 말에서는 그런 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은 제목에서 '미국'을 지워도 그대로 통할 수 있다. '~~가 허락한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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