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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용하던 아이폰6s 성능의 한계 + 취향 탓인지 이 여행에서는 카메라 필터를 자주 썼었다. 이 또한 2017년의 감성으로 현재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요즘은 필터 쓸 때가 음식사진 찍을 때밖에 없는데.. 

산텔모 성 관람을 마치고, 다시 시내로 내려왔다. 사진의 광장은 단테 광장이다. 점심식사 때가 슬슬 다가오니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점심 먹고, 숙소 체크아웃해서 다시 로마행 기차를 타면 나폴리에서의 일정은 모두 마무리. 

참고로 이날의 날씨는...

벌써 기다리는 손님이 보인다. 파란 줄무늬가 보이는 천막이 이날 찾아간 지노 소르빌로의 입구다.

각종 가이드북에 등재되는 등 이곳도 이름난 곳이다. 흔히 삼대장이라고들 하는 디마테오, 다미켈레와 지노 소르빌로 세 군데를 방문했다. 마르게리타가 탄생한 곳인 브란디를 못 가 본 게 약간 아쉬움이 남는데, 기회가 닿으면 나폴리를 한 번 더 방문해 볼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여느 유명한 음식점이 그렇듯 여기도 원조임을 주장하는 것인가... 어쨌든 마르게리타가 처음 만들어진 나폴리 안에서도 꽤 인정받는 피제리아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다 미켈레의 메뉴판에 피자가 단 두 개였던 것과는 달리 이곳은 여러 가지 메뉴가 있다. 하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 

앞서 방문했던 두 곳에 비해서는 제법 레스토랑의 형태인 것 같은 느낌이다. 피제리아는 원래 레스토랑보다는 훨씬 캐주얼한 개념이다.

결국 나의 선택은 당연히도 마르게리타...였는데 모차렐라 치즈가 조금 더 들어간 마르게리타 엑스트라. 5유로다. 살짝 거뭇거뭇해진 도우는 그래도 맛있다. 사실 세 곳의 마르게리타 모두 좋았다. 굳이 별 근거 없는 순위를 만들자면 다미켈레의 피자를 조금 더 앞에 놓고 싶긴 했지만.


이틀간 네 끼 중 세 끼를 마르게리타로 먹으면서 이렇게 짧은 나폴리 여행을 마무리했다. 피자를 좋아하긴 하지만 막 광적으로 좋아하는 정도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피자를 테마로 나폴리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로마만 닷새 이상 보는 것보다 중간에 한 군데를 끼워볼 목적으로 이리저리 여러 도시들을 구글에서 찾으며 일정을 짜다 1박2일감으로 나폴리를 찍었고, 꽤나 좋은 기억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피렌체와 나폴리를 엄청나게 고민했었고 이 계획 과정이 2017년 봄학기 나의 현실도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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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위치한 누오보 성(Castel Nuovo). 플레비시토 광장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다소 어두운 톤의 돌로 지어져 있는데 꼭 체스판 위의 흑색 룩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움베르토 1세 갤러리. 음식점을 비롯한 여러 가게가 입점해 있는데,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이렇게 공사중이었다.



이 포스팅은 이곳을 위해 따로 할애했다. 미슐랭 가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미식 컨텐츠들이 빼놓지 않고 소개하는 나폴리 최고의 피제리아 중 하나인 L'Antica Pizzeria da Michele다. 

신뢰감을 주는 문.

1870년부터니까 이젠 15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나폴리 피자의 조건인 이 화덕. 점심때 갔던 디마테오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더 오래된 티가 난다. 그리고  

메뉴판. 저녁이라 맥주 한 병과 피자 마르게리타 기본 사이즈 하나를 시켰다. 6유로. 원래 피자는 레스토랑 메뉴는 아니라 약간 더 저렴하긴 한데, 어쨌든 피자 먹으러 나폴리 방문한 여행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다.

페로니 나스트로아주로 병뚜껑으로 된 시계. 이 맥주를 병으로 판다. 

층고가 꽤 높은데, 여느 음식점처럼 방문했던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치즈와 토마토소스가 아주 많이 올라가진 않지만, 딱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그런 맛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먹을 수 있는 피자들의 미덕이 미국식으로 토핑이 잔뜩 올라간 것이라면, 나폴리 마르게리타는 아마도 반대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다미켈레의 피자는 나폴리에 머무르며 방문했던 세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흰 접시에 피자만 덜렁 올려 나온다. 투박한데, 정말로 매력적이다. 아직도 가끔씩 생각이 난다.

혼자 식사할 만 한 곳은 아니고 적당히 합석하게 된다. 미국 대학생이었는데, 그날 합석해서 말 트고 SNS 팔로하고 그랬었다. 이 친구도 잘 지내려나. 

피크 시간대를 약간 피해서 갔던 게 좋은 선택이었다. 맛있게 다 먹고 나올 때쯤 이렇게 줄이 길었다.


2017년 7월,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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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행 1박2일 기차여행을 계획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나폴리 근교까지 쭉 돌아보는 일정을 계획했을텐데 하는 아쉬움 약간과 기대를 가지고 숙소 앞 테르미니역에서 기차를 탔다. 프레치아로사가 아닌 이딸로다. 

테르미니역의 플랫폼

모양이 꽤 익숙하다. 1세대 KTX, TGV, 탈리스 열차와 같다. 

고속철로 한 시간, 그러니까 서울-대전보다 약간 긴 이 구간을 따라 이탈리아 중부에서 남부로 내려가는 동안 이런 풍경을 내내 만날 수 있었다.

Universita역을 나오면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마상이 서 있다. 유적이 가득한 로마보다는 좀 더 도시같으면서도 항구도시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고, 살짝 오래된 시가지 느낌이 전체적으로 풍긴다. 

구시가지로 진입했다. 치안이 썩 좋지 못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는데, 일단 낮 시간이고 정신 잘 차리고 다녔을 때 별다른 위험한 상황은 없긴 했다.

볕이 잘 들진 않는 다닥다닥 붙은 골목에 빨랫줄이 오래된 동네라는 확실한 표식을 주는 것 같다.

이제 슬슬 점심 먹을 때가 되어 가는데...

나폴리 하면 이 마르게리타 피자다. 루꼴라와 모차렐라 부팔라, 토마토로 이탈리아의 국기의 3색을 형상화했다고. 이것을 먹기 위해 나폴리에 왔다. 

첫 피자집은 디 마테오(첼램덩크의 주인공 소년 명수가 떠오른다면 기분 탓)

대체로 나폴리의 피제리아들은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화덕을 갖추고 있다. 나폴리 피자의 표준이라고 들었다. 오픈된 주방에서 피자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나면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는데, 가격마저 착하다. 

갓 구워 나온 마르게리타가 한 판에 4유로. 빨간 식탁보가 덮인 작은 테이블에서 혼자 피자를 먹는다. 나폴리 마르게리타와의 첫 만남이다. 살짝 잘라서 접어서 입에 넣었을 때 따끈하고 Juicy한 토마토소스의 느낌은 오래 기억날 것 같다. 얇고 쫄깃한 도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위에 딱 포인트 줄 만큼의 루꼴라와 생토마토 조각들이 올라가 있다.


먹고 골목 돌아다니다 본 것. 이과인이 유베로 이적하고 나서 배신자로 단단히 찍힌 모양이다. 비겁하다고 이름의 여성형을 쓰는 패싱은 어디 가나 비슷한 모양......

이 도시는 마라도나를 신처럼 떠받드는 곳이니까. 그의 사후 팀의 홈 경기장 이름이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바뀔 정도. 

2017년 7월 31일, 나폴리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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