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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관람을 마친 후 성 베드로 대성당을 둘러보기 시작할 차례다.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는 전세계 가톨릭교회의 총본산 같은 곳. 당시만 해도 신자였기 때문에 일부러 주일에 맞춰 바티칸 일정을 넣었다. 

정오 즈음 프란치스코 교황이 창 밖의 사람들을 축복하는 모습을 운 좋게 직접 볼 수 있었다.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보통 성당 하면 떠올리는 긴 의자들이 가득한 이미지가 아니라 관광객들이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도록 트인 공간이다. 

영상으로만 봤던 그 제대가 여기 있다. 

역대 교황들의 이름과 모습이 새겨진 곳. 

쿠폴라, 그러니까 성당 꼭대기의 돔에 올라가는 티켓이다. 엘리베이터 타는 데 8유로...

일단 건물 위쪽으로 올라왔다. 대략 대성전 제대 뒤쪽인데,  유럽 성당들답게 큰 성전의 날개 부분에 각각의 작은 경당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메인 제대 뒷편의 경당. 올라갔을 즈음이 미사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고도 좁은 계단을 꽤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면 이렇게 성 베드로 광장과 그 너머 테베레 강변, 로마 시내의 전경이 들어온다. 이 사진은 약간 필터가 낀 사진이고...

천국의 열쇠 모양이라고 한다.


2017년 7월의 마지막 일요일, 바티칸에서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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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부터 건축되기 시작해 15세기 완성되었고 이후에도 많은 미술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대성당이다. 주보 성인은 성모 마리아.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파이프 오르간. 이곳이 스페인 가톨릭의 중심지라고 하니 역시 오르간도 그에 걸맞게 웅장한 것 같다.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성가대석이 있다. 중앙의 독수리 조형물이 악보를 놓는 곳이고, 벽에는 성경 속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다.

성당의 가장 중심부가 되는 제대(사제가 미사를 집전하는 곳) 뒤로 예수의 일대기를 그린 조각이 화려하게 감싸고 있다. 이전에도 언급한 적 있는데, 사제가 신자들을 바라보고 미사를 드리게 된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1960년대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신자들을 등진 채 미사를 봉헌했으니 옛날 성당에는 아무래도 이렇게 제대 뒤쪽에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할 수 있는 상징물들로 화려하게 뒤를 꾸미는 경향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요즘 성당들은 벽에 십자고상 정도가 걸려 있고 감실이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정도인데 말이다. 

El Transparente de la catedral de Toledo. 지붕 쪽에 크게 채광이 되는 창을 내어 빛이 쏟아지게 만들었고 그곳에 성모 마리아 상을 중심으로 성경의 말씀들을 표현하는 다양한 조각들이 위치해 있다.

어째서 내 갤러리에 이 그림이 남아있지 않은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톨레도 대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면 바로

El Expolio. 예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제의실 그림이다. 체포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톨레도를 대표하는 화가 엘 그레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은 이 링크의 글로 대신...

스페인 특유의 약간은 베이지색-노란색 톤 건물들이 있는 골목길 사진. 좋아하는 풍경이다. 다양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 전통 과자인 마사판을 파는 가게, 음식점 등이 늘어서 있다. 이렇게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톨레도 중심부의 광장인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나오면 대략의 톨레도 여행은 마무리가 되고... 광장을 중심으로 이곳저곳 도보로 다니기 무리가 가지 않는 사이즈의 도시다. 

촬영: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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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진을 꺼내 왔다. 2017년 여름이니까 벌써 4년이 넘었다.
이때 나의 최종 목적지는 스페인 마드리드였다. 학교에서 주관하는, 여름 계절학기 동안 다녀올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약 3주간 마드리드에 머무르며 스페인어와 현지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진행된 사전 과정을 마친 뒤 마드리드로 가는 길을 나섰다. 여행이 시작되는 이곳은 인천국제공항이다.

주차장에서 공항 터미널로 들어가는 길. 이때만 해도 2터미널 개장 전이었다.

카타르항공의 보딩패스. 출국이 확정된 시점이 출발일과 그렇게 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가격은 좀 비쌌지만,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 짐을 부치고 출국장으로 들어간다. 공항 도착하기 전에 체크인을 비롯해 필요한 절차는 이미 모바일로 다 처리했기 때문에 짐만 부치면 갈 수 있었다.

일단 경유지인 카타르 도하로 먼저 떠나야 한다. 한국시각 00시 45분 비행기, 도하와 시차는 6시간이고, 약 10시간이 좀 넘게 걸려 현지시각 새벽에 도하에 도착한다. 밤 늦은 시각이라 면세점도 거의 다 닫았고, 그냥 게이트 앞 벤치에 앉아 음악이나 좀 들으면서 비행기 구경도 좀 하고, 그렇게 기다릴 수밖에.

게이트가 거의 터미널 끝부분이었다. 보잉 777-300ER이 투입된다. 도장의 색깔은 회색.

3-4-3배열이고 장거리여서 머리를 굴려 복도쪽 좌석을 골랐었는데, 옆에 아무도 없다. 눕코노미가 가능했다! B777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저 리모컨의 UI는 좀 덜 직관적이고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비행기들은 터치스크린 방식이 대부분이다. 

보랏빛 조명이 나름대로 분위기있다.

여름이지만 비행기 안은 시원하고 추울 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 제공되는 회색 담요를 꺼냈다.

기본 제공되는 간단한 위생용품 파우치. 펠트 소재의 파우치에 양치 도구와 안대, 그리고 어째서인지 목이 긴 양말이 들어 있다. 슬리퍼 대신인가...

썩 훌륭한 퀄리티는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당시 카타르 항공은 FC바르셀로나의 메인 스폰서였기 때문에 기내 안전 비디오에 이렇게 선수들이 등장한다. 머리를 보아하니 이니에스타와 피케인 것 같고...그리고 구명 튜브를 낀 루이스 수아레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약간의 비가 내렸는데, 많은 양은 아니었다.

현지시각으로 대략 저녁이라고 생각하고 기내식을 한 번 먹었다. 소시지와 양송이버섯, 오믈렛과 시금치, 토마토 소스 정도가 나온다. 여름 과일과 크루아상, 주스, 요거트까지 나름 다양하게 제공되었다. 커피는 솔직히 별로... 잠이나 잘 것이지 왜 커피를 마셨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약간 눈을 붙이긴 한 것 같은데.

새벽의 도하에 도착했다.

수능 아랍어를 하긴 했었는데 읽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 공항의 첫인상에서 일단 오일머니의 힘이 느껴지는데..
To be continued...


2017년 7월 9일~10일,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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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역시 더웠다. 오전에 쇤브룬 궁전을 둘러보고 나서 점심을 먹고, 빈을 여행하기로 했을 때 가장 기대했던 클림트의 그림을 보기 위해 벨베데레 궁전을 향했다. 

벨베데레 궁전의 본관이다. 양쪽으로 나 있는 길, 잘 깎인 정원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쇤브룬 궁전도 대략 이런 식으로 살짝 높이 Gloriette가 마련되어 있었다.  날씨 좋은 오후답게 가족 단위로 산책을 나와서 즐기고 있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꽤 많이 있었다. 

워낙 유명한 그림이다. 자크루이 다비드의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1801~05). 왼쪽 하단 바위에 새겨진 이름이 나폴레옹, 한니발(렉터 아님), 그리고 카롤루스 대제다.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지지자였다고 하니, 일종의 팬 아트가 아닌가... 팬아트가 이렇게 박물관에 남아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전해지다니.

그리고 대망의 클림트. 키스(1907~08). 살짝 높이 걸린 그림이 금빛으로 빛난다. 금이 진짜로 들어갔다고 한다. 입체적인 느낌보다는 살이 드러난 부분만 입체적으로 살짝 도드라지는 느낌이다. 이 주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또 가장 오래 머문다.

그리고 여전히 남는 의문. 여자의 목 각도는 왜 저럴까. 목만 꺾어다 돌려 놓은 것 같아 좀 오싹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 그림은 벨베데레 궁전 기념품 샵에서 엽서로 구매해 집에 잘 보관되어 있다.


촬영: 2019년 6월 20일, 오스트리아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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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로스코 그림들을 보고 바로 근처의 알베르티나로 넘어가는 길이다. 덥기도 하고, 밤에 비 예보도 있어서 이날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곳은 과거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궁에 딸린 컬렉션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 역시 국제학생증을 제시하고 11.9유로에 입장했다. 

브루투스 너마저. (내가 좋아하는 밴드 이름과 닮은 문장이다. 관련은 딱히 없다고 한다...) 카이사르를 살해한 그 브루투스의 흉상이다. 알베르티나의 건물 안쪽은 대체로 밝은 톤이었다. 그리고 비교적 가까운 시대의 그림들이 많았다. 

2019년 여름 미국 작가 션 스컬리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자신의 아들을 소재로 한 그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뭔가 어린이의 그림 같은 느낌이다. 미술에 조예가 그다지 깊지 않아서 그런가...

독일 화가 에밀 놀데의 'Moonlit Night(1914)'. 이 화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딱히 없었지만, 터치나 분위기에서 인상주의 시절의 그림들과 비슷하다는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칸딘스키의 그림 'Inner Alliance(1929)'. 화면의 좌우 분할과 낮과 밤의 대비를 그린(것 같은) 그림이다. 뭔가 구체적인 구석이라고는 별로 없어 보인다...(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Walde의 그림. 빈이라는 도시에서 느껴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오스트리아가 알프스를 끼고 있는 나라이니만큼 이런 그림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림자 없는 박쥐가 왠지 모르게 아름다운 석양 안에서 무서움을 한 스푼 더한 것 같은 세들라첵의 그림 '석양의 노래(1931).

자코메티의 조각. 앞면 대신 거의 옆면만 보이는 날씬한(?) 조각이다...

피카소의 Mittelmeerlandschaft(1952). 바닷가의 집을 이리저리 뜯어본 피카소 특유의 관점이 잘 보이는 것 같다. 뒤틀린 느낌에서 오는 어두움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안 미로. 최근 몇 년간 라면 봉투에서 자주 본(...) 미로의 작품이다. 제목은 '새와 벌레들'(1938). 제작 연도는 2차 세계대전 직전 즈음이다. 독재의 두려움과 저항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설들을 본 적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미로 미술관을 따로 방문하지 못했었는데, 이곳에서 만날 줄은 모른 채로 왔다. 뭐, 빈이라는 도시에 오게 될 줄 사흘 전까지만 해도 잘 몰랐으니까...


촬영: 2019년 6월 19일, 오스트리아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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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호프부르크 왕궁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오후는 미술관으로 채운 시간들이었다. 이곳은 그냥 지나만 가고, 미술사 박물관을 향하는 길이다.

이 왕궁 주변으로 여러 미술관들이 많다. 

왕궁을 가로질러서...

빈 미술사 박물관에 도착했다. 베를린에서 받았던 느낌과 비슷하게 이집트 유물이 반긴다. 마냥 고운 시선을 주긴 약간 힘들다는 생각이 역시 이어진다. 

정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이곳을 찾았는데, 마침 마크 로스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학생할인 받아 12유로에 관람했다.

왠지 로스코 그림이라고 하면 이런 유럽의 옛 건물보다는 현대적인 콘크리트 느낌의 깔끔한 갤러리와 더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전반적으로 로스코의 생애사에 따라 시간 순서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로스코의 대표작이자 후기작. 추상적이다. 이런 심플함 속에 어떤 깊은 뜻이 들어 있을까, 아니면 별 뜻 없는데 해석이 그렇게 붙은 것일까를 한참 생각하며 서 있었다. 

브뤼헐의 그림. 

렘브란트의 자화상.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에 얼굴만 살짝 빛을 받고 있다. 대체로 이렇게 어두운 브라운 톤으로 렘브란트를 기억하고 있다. 

'진주 귀고리 소녀'로 유명한 페르 베르메이르의 그림. 그림을 그리는 그림이다. 왠지 써놓고 보니 Tongue Twister같은 문장을 쓸 수 있을 것도 같고...


촬영: 2019년 6월 19일, 오스트리아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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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지아 옐로우. #FFC978

약간은 갈색 톤에 가까운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노란색이다. 실물을 보기 위해 쇤브룬 궁전을 찾았다.

전체적으로 맑은 날씨고, 낮 시간이 되면서 기온이 슬슬 올라가기 시작한다. 살짝 습한 것은 덤. 익숙한 한국의 여름날씨와 살짝 가까워지는 것 같다. 

정면 샷. 붉은 셔츠의 아저씨가 살짝 시선강탈... 화려한 궁전이면서도 컬러가 은은해서 대놓고 화려하다는 느낌보다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에 좀 더 가깝다. 

궁전 앞쪽으로 잘 다듬어진 정원이 마련되어 있다. 궁전 내부도 들어갔었지만 딱히 유물들 사진을 정리해 남겨놓진 않았다. 이렇게 쓸 줄 알았다면...

이날 저녁에 빈 필하모닉의 공연이 있다고 했었다. 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고, 비까지 와서 결국 가진 않았지만...

저쪽으로 살짝 지붕 윗부분이 보이는 건물이 Gloriette다. 쇤브룬 궁전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다. 가는 길에 이렇게 분수와 정원이 잘 가꿔져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쇤브룬 궁전. 햇살이 괜찮은 편이라 테레지아 옐로우의 밝고 따뜻한 느낌이 잘 살았던 것 같다. 

Gloriette.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올라가는 길, 내려가는 길에 산책을 즐기기 좋다. 사실 저 건물의 용도는 쇤브룬 궁전을 내려다보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


촬영: 2019년 6월 20일, 오스트리아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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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국제학생증을 활용해 3유로에 입장할 수 있었다.

2차대전 당시 유대인 탄압과 디아스포라, 생활상을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보여 주는 공간이다. 콘크리트 기둥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빛이 들어오게 한다. 기둥이 만드는 그늘과 회색이 우울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곳에서 가장 유명할 전시물. 아우성치는 얼굴을 밟으면서 쇠가 부딪히는 소리는 비명을 표현하고 있다. 편하고 즐거운 관람은 아니고, 건물 내에서의 동선도 직관적이지는 않은데, 이 역시 의도된 결과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치 집권기의 게슈타포 본부 터에 자리잡은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이다.

이렇게 베를린 장벽 일부를 활용한 야외 벽에는 타임라인 형태로 전시를 구성해 놓았다.

내부 전시물은 자세히 찍지 못했는데, 독일에게는 부끄러운 과거인 나치 시절의 풍부한 사료들을 모아 어떤 포장도 하지 않고 덤덤하게 전시해 놓았다. 이 덤덤함, 그리고 있는 그대로 내어놓고 기억하고 반성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생생한 교육자료면서, 또 어떤 나라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촬영: 2019년 6월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나의 i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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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역시 먹을 것이 많은 도시다. 가장 궁금했던 메뉴부터 먹어 보기로 했다.

아랍 문화권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팔라펠이다. 숙소 근처의 레바논 식당을 찾았다. 

점심시간은 살짝 지났고, 아침에 엘프라트 공항에서 먹은 와퍼가 커서 버틸 만 하긴 했다. 팔라펠 4조각과 토마토, 소스와 빵이 나왔다.  

렌틸과 병아리콩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묘하게 한국에서 먹는 녹두빈대떡 느낌이 났다. 좀 더 바삭한 버전이다.  사실 명절음식들이 기름진 탓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것은 싫지 않았다.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동글동글한 팔라펠과 토마토, 소스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가끔 명절 다가오면 생각나는 맛이다. 


여행에서 처음으로 망한 요리. 숙소에서 요리를 했는데, 잘 드는 식칼이 없었다...... (주방은 다 구비되어 있다고 에어비앤비 설명에 있었는데...) 보기에는 아주 그럴듯하지 않은가. 좀 더 야무지게 마이야르를 일으켰어야 했다. 소고기 안심을 굽고 가지를 살짝 튀기듯 구워 샐러드와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였다. 거의 블루 레어 수준으로 익어서 먹다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였는지 기억은 안 난다.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구운 염소젖 치즈와 샐러드

스테이크, 그리고 생선 요리. 메인 요리였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타르트와 크림 브륄레

Le Bourgresses. 마레 지구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숙소와도 얼마 멀지 않았다. 

친구와 저녁식사 약속. 포르투에서 산 와인 한 병 사들고 집에 놀러갔는데, 그 전에 먼저 식사부터 했다. 20유로 중반 정도의 가격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프랑스 요리였다. 샐러드와 디저트가 아주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 


연어 샐러드와 뵈프 부르기뇽. 부르기뇽이 궁금했기 때문에, 마레 지구 근처를 걷다가 들어갔다. 외관상 약간 갈비찜 생각도 나고... 와인향이 전체적으로 감도는 부드러운 소고기였다. 그다지 좋지 않은 리뷰들도 좀 보이는데, 적어도 나한테는 그다지 이상 없었던 것 같다.


Rambuteau가의 Terres de Cafe. 오랜만에 괜찮은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었다. 산미가 팍 치고 들어오는 느낌은 여행 중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아마 그때 좀 더 관심이 있었다면 카페 투어도 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표 한 장 사 두고 남는 시간에 커피 즐기기 좋았다.


살짝 곁다리로 빠져서. 여행 중에 영화라니, 그것도 언어도 익숙치 않은 곳에서. 그렇지만 이 영화는 '기생충' 이었다. 칸 영화제 직후였고, 검색해보니 프랑스에서도 개봉을 했다고 한다. 한국 돌아가려면 아직 2주는 남았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기 쉽지 않겠다 싶어서 이곳에서 봤다. 상영관 자체는 한국의 영화관들이 압도적으로 좋은 느낌. 여기 영화관은 학교 시청각실의 좀 큰 버전처럼 느껴졌었다. 

한국사람인 나만 웃을 줄 알았던 장면도 다들 잘 웃는 것을 보니 번역도 잘 된 모양이고(그래도 '코너링'에서는 나만 빵 터졌다), 관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 속에서 한국사람 혼자서 영화를 보다니 좀 색다른 기분.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이 유지되기도 했고, 장르가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확 전환되는 장면에서의 이정은 배우의 소름돋는 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다른 장면들에서도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 모두가 아주 훌륭했다. 


L'As du Fallafel.

줄을 많이 서 있는 것 보니 확실히 소문난 맛집은 맞는 것 같다. 파리 최고의 팔라펠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이다. 여러 중동 음식점이 있고 팔라펠 등을 파는데, 이쪽은 이스라엘계인 것 같다. 

피타 빵 자른 것 사이에 금방 튀겨낸 팔라펠과 갖은 채소, 요거트 소스가 들어간다. 기본 팔라펠이다. 햄버거보다 훨씬 두꺼워서 먹기 썩 편한 형태는 아닌데, 어쨌든 맛있다. 케밥과 함께 유럽에서 만날 수 있는 훌륭한 (패스트)푸드 아닐까. 채소와 콩이 주재료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식사들보다 꽤 건강한 기분도 든다. 육식 대체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촬영: 2019년 6월 11~13일,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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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라 로카 빌리지 아울렛. 사실 쇼핑의 목적은 별로 없었으나, 사연이 좀 있다.

군복무 중이었던 2018년, 한국에서 영국 나이키를 통해 PSG의 17-18시즌 셔츠에 카바니 마킹한 것을 구입했었는데, 마킹 미스가 나서 나이키 측과 열심히 챗을 주고받은 결과, 이곳의 나이키를 찾게 된 것이다. 다음해에 유럽 방문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더니 그럼 그때 환불받으라고 해서 다행히 환불은 잘 받았다...

Passeig de gracia에서 셔틀버스가 출발한다. 셔틀 예약하는 법은 이미 다른 블로그들에 많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른 것. 바르셀로나의 18-19시즌 3rd 킷이다. 에이샴플레 지구의 항공사진이 그대로 앞면에 인쇄된 독특한 매력의 셔츠다. 코랄 핑크 색감도 예쁘다. 바르셀로나 킷의 경우 소매의 Beko 스폰서와 라리가 패치가 기본사양이라 챔피언스리그 패치 풀옵션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 질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클럽을 모두 거친 선수다. 제라르 피케.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끈 핵심 중앙 수비수다. 아쉽게도 저 직원분이 마킹할 때 네임셋 중앙을 살짝 잘못 맞췄다... 뭐 이제 와서 어쩔 수가 없다... 

구엘 공원의 도마뱀이 아니라 라로카빌리지 안의, 그것을 따라한 작품이다.


이제 진짜 구엘 공원. 다음날 아침에 파리로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다. 숙소에서 좀 걸어서Alfons X 역으로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입장 마지막 시간대를 예약해 겨우겨우 구엘 공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살짝 흔들렸다. 이쪽이 입구 근처였다. 

이게 내가 생각한 바르셀로나의 색감이었던 것 같다. 

붓터치 같은 구름. 그리고 내려다보이는 지중해.

 이런 톤의 셔츠다. 여행다니다 탔는지 피부 톤이 요즘의 나보다 좀 어두운 것 같기도 하다. 

여행 중 ZARA에서 구입한 조거팬츠에 매칭했다. 

괜히 여기서도 한 컷.

아래로 내려왔다. 그 유명한 도마뱀 조각이다. 

원래 가우디의 계획대로라면 이곳이 시장이 될 것이었다나...

하늘 빛깔이 너무 예쁘다. 떠나기 아쉬울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시내와 바닷가 내려다보는 각도. 


이제 바르셀로나 사진을 거의 다 푼 것 같다. 다음 도시는 프랑스 파리다. 

촬영: 2019년 6월 10일, 바르셀로나, 나의 iPhone 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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